2011년 올 한 해를 정리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엄이도종(掩耳盜鐘)’이 선정됐다고 한다. 중국 우화집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유래된 말로 ‘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교수신문'이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교수신문 필진과 일간지 칼럼리스트, 주요 학회장, 교수회 회장, 교무·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 교수, 대학원장, 대학신문 주간교수, 정년퇴임한 원로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얻어낸 것이다.

춘추시대 진나라 범무자의 후손이 다스리던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을 때 백성 중 한 명이 종을 짊어지고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짊어지고 가기에는 종이 너무 크고 무거웠으며, 망치로 깨서 가져가려고 하니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 백성은 다른 사람이 종소리를 듣고 와서 종을 빼앗아 갈까봐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고 종을 깼다고 한다. 여기서 나온 사자성어가 ‘엄이도종’이다.

‘엄이도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글귀를 추천한 강원대 교수는 " FTA 문제라든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에 대한 의혹 등이 겹쳤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 며 " 여론의 향배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생각만 발표하고 나면 그뿐이었다" 고 설명했다.

정부가 어떤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해 놓고 자화자찬식으로 정당화하면서 국민의 불만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을 빗댄 것이다. 대통령 측근 비리, 내곡동 사저 부지 불법 매입, 한미 FTA 비준동의안 날치기 통과 등의 문제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지만 여론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비난이 내재돼 있다.

교수신문은 지난해 '장두노미(藏頭露尾)‘를 선정했다. ’진실을 숨겨두려 했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이다. 모두 소통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있다. 위정자들 모두가 가슴에 새겨야 할 경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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