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대중음악은 가수가 중심이고, 가창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는 인식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가수의 목소리 뒤에는 그 가수의 목소리를 돋보이는 많은 멜로디와 악기들의 연주가 있었다. 지금의 수많은 가수들의 뒤에는 그 음악을 만든 박진영, 테디, 용감한 형제들, 신사동 호랑이, 켄지, 조영수 등과 같이 전자음악의 편곡에 능한 작곡가들이 있었다.
 
과학의 발달로 악기들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지면서 악기표현의 한계는 없어진 듯 했고, 일렉트로닉 음악은 보컬도 또한 하나의 악기처럼 부차적인 표현의 도구로 만들었다. 최근 아이돌의 음악에 전자음악적인 색을 입히면서 오토튠과 같은 가공의 목소리 또한 조정함으로 해서 양산되었던, 가창력이 없는 아이돌들의 퍼포머적인 모습은 더욱 사람들에게서 반발을 가져오기도 했다.
 
최근의 오디션열풍과 ‘나는 가수다’와 같은 프로그램은 전자음악이 주류가 된 현실에 대한 비판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들은 더욱 가창력있는 있는 그대로의 ‘가수’들에게 열광했다. 전자음악은 마치 인간성이 말살된 산업사회를 표현하는 듯한 차가움으로 아날로그적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더욱 고민이 깊어졌던 듯 싶다.
 
클래지는 4년만에 앨범을 들고 나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클래지콰이는 클래지를 주축으로 호란과 알렉스가 함께 있던 프로젝트 그룹이였다. ‘내게로 와’ ‘Lover boy' 등의 히트곡으로 한국음악에 신선한 센세이션을 불러있으켰었던 그룹, 오랜만에 나온 클래지는 이번에는 더 다양한 보컬들과의 작업으로 그 사운드에 더욱 공을 들여 앨범전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흔한 디지털사운드가 아닌 아날로그적인 사운드, 기타나 베이스, 드럼을 리얼 악기로 사용했다는 말이 아니라 드럼머신, 샘플러, 또는 신디사이저 등 디지털로 바뀌기 이전의 아날로그 장비들을 사용해 더욱 자신만의 사운드를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한다. 총 11트랙이 수록된 새 음반에는 실력파 보컬리스트 이승열을 비롯해 2AM멤버 슬옹, 김완선, 장우혁, 써니힐의 코타와 주비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승열과 MYK가 각각 피처링과 랩 피처링을 맡은 타이틀곡 '러브 앤 해이트'는 일렉트로 하우스와 힙합스타일로, 김완선이 부른 '캔 온리 필'은 복고풍 일렉트로 하우스에 레트로적인 느낌도 가미됐다.
 
마스터링또한 세계최고의 수준인 영국의 ‘메트로폴리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어 가히 한류열풍을 만들어내고 있는 한국의 수준있는 작곡가군들의 고민과 세련된 최신 사운드의 느낌을 이 앨범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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