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 의무휴업 첫날 표정

기업형 슈퍼마켓(SSM) 의무휴업 첫날인 11일 오전 11시 전주시 완산구 소대배기로에 위치한 롯데슈퍼 신성점.평소 같으면 장을 보러 온 손님들로 북적일 시간이지만, 의무휴업으로 문을 닫아서 인지 주차장 등 슈퍼 주위가 한산하다.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건물 곳곳에는 의무휴업을 알리는 안내장이 붙어있다.

며칠 전부터 ‘전주시 대규모점포 등의 등록 및 조정 조례’에 따라 11일과 25일(둘째ㆍ넷째 주)에 휴업한다고 전주시와 슈퍼 측에서 홍보한 탓인지 주민들의 불편이나 혼란은 없었다.

간혹 휴업일인지 모르고 슈퍼를 찾았다가 안내장을 본 주민들은 “아, 맞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근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정경선(39) 씨 역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나 SSM에서 쉬는 줄은 알았는데, 그 날짜가 오늘인지는 몰랐다”며 롯데슈퍼 바로 앞에 있는 P마트로 발길을 옮겼다.

정씨를 따라 롯데슈퍼 신정점 개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P마트로 가보니, 평소와 달리 간단하게 장을 보러 온 주민들로 북적였다.

P마트 직원 이모씨는 “평소 이 시간이면 1~2명 정도의 손님이 있는데, 그래도 오늘은 좀 사정이 나아졌다”며 “우유나 두부 등 간단하게 장을 보러 온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지 모르지만, 조금만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회를 이용해 둘째‧넷째 주에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단골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2달 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고객이 찾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평화로에 있는 또 다른 SSM, 이마트 에브리데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롯데슈퍼와 같이 정문에는 ‘11일과 25일 쉰다’는 안내장이 붙어있을 뿐,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은 보이지 않았다.

내친김에 남부시장에 가보니,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이 눈에 띄었다.

남부 시장 상인들 역시 평소 주말보다 늘어난 손님 덕에 흥이 났는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각종 채소를 판매하는 콩나물 아가씨의 주인은 “오늘 첫날이라서 큰 효과는 없지만 희망이 생겨서인지 앞으로가 기대된다”며 “특히, 젊은 주부들이 눈에 띈다는 점이 무엇보다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일부러 남부시장에 왔다는 이지연(31) 씨는 “사실, 전통시장은 처음 와 본다.

조례의 취지가 좋아서 일부러 왔다”며 “생각지도 못한 가격 할인에 덤까지, 앞으로는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지 않음에 따라 대형마트는 쉬지 않는다며 이를 우려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SSM보다 대형마트가 쉬어야 조례안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것.또, 일부 시민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전통시장이나 지역유통업체들의 노력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주부 김인경(46) 씨는 “의무휴업에 따른 전통시장 측의 준비는 너무 미미하다.

이리 되면 조례 재개정 효과가 미비하지 않겠느냐”며 “편리한 장보기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려면, 앞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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