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영채(40) 씨는 “5만 원을 주유하면 무료 세차권을 주던 단골 주유소가 최근에는 7만 원 이상 주유를 해야 무료 세차권을 주고 있다”며 “세차권 뿐만 아니라 화장지나 생수 등 사은품들을 받지 못할 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전주 장동에 위치한 H주유소 관계자는 “요즘 리터당 마진이 100원도 안되는데 5만 원을 주유한 소비자에게 무료 세차권을 줘서 자동 세차기를 돌리면 오히려 손해 날 판이다”고 말했다.

휘발유 값 2천원을 넘긴 고유가 시대에 기름 값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속속 창궐하고 있는 한편, 주유소들도 사은품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12일 전북주유소협회 전북지회에 따르면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도매가격이 상승한데다 기름 값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격 경쟁까지 해야 하는 주유소 업계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판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도매가가 소매가보다 더 오르면서 그야말로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 지면서 대부분 주유소는 지출을 줄이기 위한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다.

전북지회 김호근 사무국장은 “기름 값이 오르면 주유소가 호황을 누릴 것 같지만 정유사 출고 가격이 높아져 더욱 장사하기 어려워지는 게 주유소업계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유가가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주유소들이 업소 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쉽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사은품 지급을 중단하거나 줄일 수밖에 없는 것. 실제 ℓ당 휘발유 가격이 1천900원일 때나 2천원일 때 모두 판매액의 평균 4% 수익은 변함없는 반면, 정유사 판매가격은 오르다 보니 ‘적자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카드수수료까지 높아 판매량이 증가한다 해도 남는 게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9일 정유사의 보통 휘발유 평균 공급가격이 ℓ당 1천932.37원으로 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런 상황에 지난해 전북지역 10개 주유소가 문을 닫았고, 올 2월 현재 휴업 중인 주유소는 70여 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카드수수료 인하나 정유소 출고가 안정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주 송천동 D주유소 김모(48) 소장은 “기름 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차를 두고 다니는가 하면 기름을 넣는다 해도 5만 원어치 넣을 거 3만 원어치만 넣으니 장사하기 힘들다”며 “경영을 위해 사은품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승갑기자 pepe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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