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 중 학생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학교 측의 미숙한 대처와 교육당국의 부실한 대응체계가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4일 정읍 상동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체육수업을 받던 중 한 여학생이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회생치 못하고 숨을 거뒀다.

이 사고에 대한 논란은 최초 학생이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진 시점부터 지척의 병원에 도착해 전문의의 손길이 닿은 시점까지 무려 20분이 걸렸다는 점이다.

실제 사건 발생 시점부터 시간을 확인한 결과 오전 11시5분 호흡곤란으로 쓰러졌고, 11시8분 119에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11시22분 구급차가 도착했고 11시24분 병원에 응급환자로 접수됐다.

빨라야 19분이다.

문제는 학교 운동장에서 응급실을 갖춘 준종합병원까지는 업고도 5분 안팎, 차량으론 길어야 2~3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특히 심장마비성 호흡곤란의 경우 초동대응 4분이 생사의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병원은 고작 300m 거리, 학생이 쓰러진 지점부터 계산해도 400m 거리에 응급실이 있는데 119를 기다리다 20분을 흘려보낸 대응방식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고 이후 학교의 미숙한 대처와 늑장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측은 "체육교사와 보건교사가 응급상황 발생 때 매뉴얼에 따라 응급조치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코앞의 응급실을 두고 굳이 119구급차를 14분 동안 기다린 부분에 대한 답변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병원 관계자들 조차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데려오는 것이 급선무였던 상황으로 본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학생이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호흡이 없는 상태였으며 학교 내에서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은 현재 이 부분에 대해 학교측의 과실여부를 놓고 법리해석에 나선 상태다.

학교와 교육청의 사후 대책에도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학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정읍교육지원청은 사건 발생 3시간이 다 되도록 기본적인 내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읍교육지원청은 사건 현장에서 과학수사대와 지구대 경찰관이 조사를 하는 동안에도 "학교의 보고가 없었다"며 "알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해당 학교 관계자의 경우 "퇴직이 4개월 남은 시점에 이런 사건이 났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숨진 학생 유가족들은 "누구 한 사람이라도 아이를 들쳐 업고 뛰었다면 생명을 건질 수 있지 않았겠느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아울러 "이틀이 지나도록 진정성을 가진 사과 한마디 없다는 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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