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주차관리요원의 숨은 선행이 알려져 화제다.

“하루도 빼먹은 적이 없어. 고마움을 어찌 말로 표현하누.” 전주 풍남문 경로당 어르신들은 입이 닳도록 칭찬을 쏟아냈다.

주인공은 전주 경기전 주차관리요원 이규형(55)씨. 이씨는 지난해 1월 한옥마을 경기전 주차장에서 관리 업무를 맡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홀로 근무를 서야 하는 업무 여건상 화장실을 다녀오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매일 바쁘게 움직인다.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울 수 없기 때문에 이씨는 경기전 내 화장실 대신 가까운 경로당 화장실을 이용했다.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이씨는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말벗이 되어줬고, 아버지 생각이 나 유산균 음료를 매일 배달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어르신들께서 제가 심심할까 봐 많이 관심 가져주시죠.” 그는 “혼자 근무하니까 무료할 때가 많은데 어르신들 덕분에 웃으면서 일할 수 있어 오히려 내가 감사한다”면서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고 전했다.

전주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공영 및 부설주차장은 한옥마을과 오거리, 동물원 등 모두 10여 곳으로 직원들은 보통 6개월에서 1년씩 근무지를 순환하며 업무를 맡고 있다.

이씨도 경기전에서 건산천 공영주차장으로 옮겨 근무하게 됐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경로당에 건강음료를 배달했고, 또다시 경기전 주차장으로 업무 배정 받은 현재까지도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풍남문 경로당 김순기 회장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고생하는 거 우리가 뻔히 아는데, 우리 같은 노인들이 비싸고 좋은 거 준다고 좋아하겠느냐”라며 “가격을 떠나서 주는 사람의 정성이 느껴지니까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나마 어르신들이 하루를 웃으며 보낼 수 있는 것에 나도 행복한 기운을 얻을 수 있어 좋다”며 “여건이 되는 한은 계속 이 기운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황성은기자 e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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