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기름값에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면서 아주 죽을 맛 입니다.” 전주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대표 김모(53)씨는 최근 유가 상승에 ‘좌불안석’이다.

국내 원유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바이유가 12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원자재 인플레이션에 유가부담까지 겹쳐 비상이 걸린 것. 김 대표는 “경기침체에 고유가시대가 겹쳐 기업들의 이익이 갈수록 줄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각종 판매관리비를 최소화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호소했다.

고유가 공포가 산업계를 덮치면서 각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힘겨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쥐어 짤 수 있는 모든 것을 쥐어짜고는 있지만 위기감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19일 도내 산업계에 따르면 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자재 부담으로 공장을 돌려봤자 적자가 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경우 인건비나 유지관리비 등으로 인해 손해 폭이 더 커지기 때문에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유가상승에 대한 대응력이 거의 없는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욱 큰 상황이다.

대기업의 경우 유가구매선 다양화하거나 중간생산품 가격 인상을 통해 유가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제조업체 300여 개사를 대상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 피해’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1.6%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특히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대기업(9.4%)보다 중소기업(23.9%)에서 많이 나와, 중소기업이 받는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의 수출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업체들도 유가 인상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원료인 고무와 플라스틱 등의 가격이 폭등해 기업의 채산성도 악화되는 등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천연고무 가격이 지난해 보다 최고 50% 가량 올랐는데 앞으로 유가가 더 오르면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 경영난이 심각해질 것이다.

이에 영업담당에 유류비를 아껴줄 것을 당부하고, 사무실 내에서 복사 등 자재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원가절감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산업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부차원에서나 기업차원에서나 유가가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유류세 인하와 비축물량 공급 확대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상승하면서, 중소기업들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중소기업 보호 차원에서라도 유류세 인하와 비축물량 공급 확대 등을 검토해 유가안정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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