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41)씨는 최근 신용카드 리볼빙서비스를 이용했다가 큰 고초를 겪었다.

몇 달 전 차량수리를 위해 목돈을 썼다가 잔액이 100만원 정도 부족해 서비스를 이용한 김씨의 원리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 게다가 신용등급도 한 등급 떨어졌는데 알고 보니 현금서비스 이용액을 3개월째 리볼빙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

김 씨는 “카드값 중 일부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다음달에 갚을 수 있다고 해서 신청했다”며 “처음에 쓸 때는 간편하고 좋았는데 원금을 갚아도 카드값이 잘 줄어들지 않아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신용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결제대금 상환 연장에 따른 높은 이자 부담에다 리볼빙 이용이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일 도내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카드사들의 리볼빙 신용판매 수수료율은 적게는 5.9%에서 많게는 28.80%에 육박한다.

상대적으로 연체확률이 적은 리볼빙 현금서비스 수수료율도 6.9%~28.80%로 별반 차이가 없다.

최근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1%포인트 가량 수수료율을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상환이 미뤄진 데 따른 연체 이자율도 최고 29.90%에 달해 사실상의 고금리 대출 수준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연체율도 줄이고 수익은 수익대로 챙기는 ‘꿩 먹고 알 먹는’ 장사다.

카드사들은 고객도 연체기록을 남기지 않고 빚을 갚는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고객을 유혹한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연체이자에 육박하는 금리를 물어야 한다는 말은 꺼내지 않는다.

상환부담을 줄일 수도 있겠지만 이것만 믿고 무절제한 소비를 하다가는 부채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리볼빙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결제 시점을 이월시킬 수 있다는 것. 일시적 상환 부담을 미뤄 신용등급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 고객으로선 할부이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이자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또 매달 이용하는 결제금액과 원금이 합산된다는 점에서 이용 고객의 상환부담은 커지게 된다.

이월금액이 카드 한도에 미치면 결제를 늦추더라도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리볼링서비스를 잘못 이용하면 고금리의 이자는 물론 신용등급 관리에도 크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내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극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당장 연체를 피할 수 있다고 해서 안심하다간 자칫 이자폭탄을 맞을 수 있다”며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카드 사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관계자는 “카드사도 가입 당시부터 리볼빙서비스에 대해 명확히 고지하고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연기자 eodus@  

▲리볼빙서비스란? 고객이 사용한 카드대금 가운데 일정비율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대출 형태로 전환돼 자동 연장되는 결제 방식을 말한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