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전주 시내버스 파업이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실무교섭을 하루 앞둔 20일 사측이 기습적인 부분 직장폐쇄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양측 협상이 진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19일 시내버스 노사 양측은 전주자원봉사센터에서 갖은 간담회 자리에서 버스파업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21일 실무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해 해결의 물꼬를 트는가 싶었다.

그러나 사측이 직장폐쇄를 실시함에 따라 파업 사태가 또다시 극단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사측은 “노조의 버스 파업으로 정상업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전북지방노동위원회와 전주시에 직장폐쇄 신고를 했다”고 밝혔고 파업을 벌이고 있는 시내버스 회사는 이날 직장폐쇄를 강행했다.

이에 노조 관계자는 “우리 노동자들은 전주 시민의 교통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면파업이 아닌 부분파업으로 투쟁 수위를 조절했다”며 “사측의 공격적이고 극단적인 직장폐쇄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부분 파업에 이어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라는 강수를 두면서 지난해 140일 이상 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상황이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충돌을 피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교섭에 응해야 한다”며 “버스사업주들은 자본을 무기로 힘없고 가진 것 없는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내버스 임단협 교섭 결렬로 촉발된 이번 버스파업에 전북고속 노조사태가 포함된 이유에 대해 노조관계자는 “가난한 형제를 돕는 일은 당연한 것 아닌가. 방법이 없어 아무런 대처를 못했지만 같은 조합원이 힘들어 한다면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게 옳다”면서 “이번 기회가 해결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평행선을 달리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전북고속 문제를 분리해 교섭할 의사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사측의 직장폐쇄로 인해 의도하지 않게 전면파업이 진행됐다”며 “되도록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출차방해 등의 충돌은 최대한 피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 시내버스 노사의 줄다리기에 가장 답답한 시민들은 이번 사태에 노사 모두에게 불만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전주시 서신동 최호형(29)씨는 “버스회사나 노동자나 둘 다 시민을 위해 존재 하는 것 아니냐”며 “지난해와 같은 험한 꼴은 보고 싶지 않으니 서로 양보해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스 노사 양측은 21일(오늘) 협상을 재개하는 실무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실무교섭에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황성은기자 e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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