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내일이면 각 지역마다 국민의 선량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전에 없이 이번 선거는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주요 지역에서 박빙의 판세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이번 총선이 지나면 연말에 대선정국이 또 기다리고 있다. 선거 때마다 우리는 국민을 이끌어가는 지도자, 곧 리더를 뽑는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정치인’이 아니라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그 기대에는 항상 부족한 게 현실이다. 대부분의 국민정서는 선거철 때처럼 정치인들이 국민을 섬기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한결같은 생각이다. 특히 한국의 정치 속성상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선진적인 형태의 정치 지도자가 나오기를 희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적 갈망이 충족되지 않는 것은 아마 우리 사회에 진정한 리더십이 없어서인 것 같다. 모두가 리더십을 말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은 헤드십(headship)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문화체계 변화에 대한 인식 절실
 
20세기 낡은 관리의 유산이 되고 있는 헤드십 환경에서는 ‘지시적 통제(directive control)'가 통했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십이 절실한 21세기의 문화시대에는 ‘참여적 공감(participatory emotions)'이 절대 필요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사회 권력이 20세기에는 국가지도자에게 집중되어 있었지만, 21세기에는 그 권한이 국민들에게 옮겨가고 있다.

21세기 사회는 ‘힘의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즉 사회의 문화체계가 바뀌고 있다. 그 문화체계란 기본적으로 수직적인 것에서 수평적인 것으로의 큰 틀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규제가 자율로, 통제가 개방으로, 동원이 참여로, 지시가 소통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에는 국가나, 사회나, 기업이나를 막론하고 조직이나 사회 구성원들이 높은 신뢰의 바탕에서 자율성과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는 고도의 문화체계(high-trust system)가 필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엄정한 시대환경 속에서 명실상부한 리더십이 절실한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지도상도 달라졌다. 지난날에 통했던 리더의 가치가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유는 도도히 흐르는 인류의 보편적 문화의 진화 속에서 가치체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글로벌시대에 그런 사회문화체계가 급속하게 변화해 나가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 ‘정치인’이 아닌 ‘정치 지도자’를 원해 
 
우리사회 각 부문의 리더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그 자리에 가기까지에 통했던 과거의 문화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이다. 인간의 고착된 마인드세트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21세기 변환의 시대에 리더십은 리더 자체의 생각과 행동이 먼저 혁신되어야 한다. 지금 시대의 리더는 힘의 균점에 의해 새롭게 요구되는 참여적 공감의 가치를 이해해야 한다. 이제 리더십이란 그에 필수적인 팔로워십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뜻이, 회사는 직원의 정서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리더십의 대가 로버트 켈리는 “조직의 성공에 있어서 리더가 기여하는 것은 많아야 20% 정도이고, 그 나머지 80%는 조직을 구성하는 팔로워들의 공헌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말 우리 사회에 진정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영향력이 발휘되는 그런 새로운 21세기적 사회문화체계에 걸맞는 리더십 말이다. 이제는 정치인도 참다운 정치 지도자가 되어야 국민 주권이 강화되는 시대에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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