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전북지부(이하 민주노총)가 임·단협 협상안을 임금과 단체 협상으로 나눠 개별적으로 교섭할 의사를 밝히면서 29일째를 맞고 있는 전주시내버스 파업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0일 민주노총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민주노총은 5개 버스회사에 노사 교섭을 다시 이어갈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민주노총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전북지역 자동차노동조합(이하 한국노총)과 단일 교섭창구를 만들어 임금협약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버스회사 사측의 ‘복수노조 교섭창구 일원화’ 요구에 대해 한발 양보했지만, 노사 교섭에서는 5개 버스회사가 단체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재협상 요청에 최근 교섭 중단을 선언한 호남고속 사측에서는 직접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암묵적으로 거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호남고속 사측은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등의 이유로 답을 회피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측의 임금 교섭 창구 단일화 요구를 받아들이고 교섭 재개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2012년) 임금협상과 별개로 지난해(2011년)부터 진행해 온 단체협상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갑작스런 직장폐쇄로 맞선 사측의 행위는 교섭회피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필요에 따라 법률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파업 돌입 이후 노사 양측은 ‘근무일수’, ‘제수당’, ‘징계문제’ 등 3개 조항만을 합의하지 못한 채, 사측에서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유로 교섭 중단을 선언하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 2일 호남고속 사측은 노사 소위원회 협상 자리에서 자사의 또 다른 복수노조인 한국노총이 제기한 단체임금협상 재 요구를 들며 민주노총과의 실무협상을 중단했다.

호남고속 사측은 “한국노총과 체결해 온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오는 6월말로 다가옴에 따라 단체교섭을 재 요구 해왔으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필요한 만큼 부득이하게 교섭 중단을 결정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호남고속의 교섭 중단으로 나머지 버스 노사 역시 교섭이 멈춘 상태다.

노조측은 “호남고속이 법적으로 교섭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5개회사와의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5개 사측 모두 이에 대해 냉담한 분위기다.

따라서 향후 ‘버스회사별로 공동 협상이 이뤄지느냐’ 또는 ‘각 사업장로 개별 협상을 진행하느냐’에 교섭 재개 여부가 달려있는 만큼 버스 파업 사태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게 될 전망이다.

/황성은기자 e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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