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1~3월)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지출액 격차가 최고 10배 가까이 벌어지는 등 교육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하위 10%)의 월평균 학생 학원교육비 지출액은 3만5498원이었으나 소득이 가장 많은 10분위(상위 10%)의 경우 34만1198원으로 9.6배(30만5700원)나 차이가 났다.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차이가 매달 30만5700원씩, 연간 366만원 이상 크게 벌어진 셈이다.

이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사교육비 지출을 크게 늘린 반면 저소득층은 소폭 증가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간격이 더 벌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상살이가 팍팍한 저소득층 가구는 학원비를 줄이는데 반해 중상류층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자녀 교육에 올인하다 보니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소득이 가장 많은 10분위 가구의 학생 학원비 지출액은 2003년 1분기 20만1397원에서 올 1분기 34만1198원으로 69.4%(13만9801원)나 늘었다.

반면 소득이 적은 1분위 가구는 같은기간 2만5915원에서 3만5498원으로 37.0%(9583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기간 전체 가구의 평균 학생 학원비 지출액도 10만1616원에서 16만6836원으로 64.2% 늘었다.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일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덜 증가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격차도 크게 늘었다.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격차는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3년 1분기 17만5482원에 불과했으나 2004년 1분기 20만6819원, 2008년 3분기 36만563원으로 각각 처음으로 20만원과 30만원을 넘어선 후 지금까지 3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격차는 2003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의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격차 그래픽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고소득층의 사교육비는 늘어나는 모습이 뚜렷한 반면 저소득층의 사교육비는 완만하게 상승하거나 줄어드는 형태다.

가계의 전체 소비에서 정규교육비와 학원비를 합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소득 계층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10분위의 교육비 비중은 지난 2003년 1분기 12.97%에서 올 1분기 17.19%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1분위 계층의 교육비 지출 비중은 6.88%에서 6.52%로 소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사교육 양극화가 교육 양극화로 이어져 결국 소득 불균등을 확대시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득 계층별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커질수록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가져와 학력의 대물림과 부의 대물림 이라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학생 수준의 양극화가 점점 더 이른 시기에 결정되고 있다"며 "소득이 적은 계층은 이 같은 수준 격차를 과거보다 빨리 포기하는 반면 소득이 많은 쪽은 과거보더 더 빨리 사교육 경쟁에 뛰어들면서 양극화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취학 아동에 대한 조기 영어교육과 같은 과도한 선행학습이 사교육 시장의 과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심지어 사교육이 공교육에 편입해 정규 교과에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하는 영어 교육과정이 사립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1,2학년에서도 대거 편성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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