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가 몰려오면서 지난해 '블랙아웃'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7일을 기점으로 전북을 포함한 전국에 전력 수요관리에 대한 비상조치가 발동됐다고 한다. 예년보다 일찍 전력 수요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닥치면 전기 소비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9월 갑작스러운 대규모 정전사태로 혼란을 겪었다. 전국적으로 일시에 정전이 발생하는 '블랙아웃'으로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 도내에서도 7개 시·군 66개 선로의 전기 공급이 중단돼 12만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공장에서는 생산 라인이 멈추고, 수술중인 환자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생명을 잃을 뻔했다. 엘리베이터 구조 요청이 30여건이나 접수됐다.

전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기회가 됐다. 국가 응급 상황에서 대처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허점도 드러냈다. 전력 당국은 한여름이 지나 안이하게 대처했고, 정부의 비상 대응 매뉴얼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7일 전국적으로 예비전력이 350만㎾ 이하로 떨어져 관심단계(백색비상)에 진입했다고 한다. 전력수요가 관심단계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블랙아웃' 이후 8개월만이다. 아직 6월인데다 앞으로 한여름 더위를 남겨놓고 있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전력 당국을 비롯한 각급 기관이 전력 수급 비상 대책에 돌입했다고 한다. 공공기관은 냉방온도를 28℃로 제한하고, 전력피크 시간대에는 에어컨 순차 운휴, 에너지 다소비형 다중이용시설은 냉방온도 26℃ 준수 등의 실천을 당부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불필요한 불은 소등하고, 에어컨 등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평상시에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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