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효자동 신시가지 인근에 위치한 문화공간 카페 ‘에피소드(episode)’는 지난해 7월 1일 정식 오픈 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아니한 흥미 있는 이야기’라는 뜻처럼 에피소드는 사람을 좋아하는 도예가 유애숙 대표(47)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 하다.

창조를 업으로 하는 문화인인 만큼 자신만의 기준으로 공간을 만들고, 자신의 삶을 작업에 담는 유 대표는 카페라는 대중적인 공간을 통해 다소 진부하다고 생각되는 문화를 세상과 소통시키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에피소드는 하나의 공간이지만 작업실이자 갤러리, 그리고 소통을 위한 카페라는 각기 다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다.

편안하면서도 조용한 문화공간으로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인 도자기 카페로 여느 퓨전 카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깔끔하고 모던한 실내는 길을 가다가도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다.

카페 한가운데 자리한 사람인(人)을 형상화한 작업대를 중심으로 꽃꽂이 강좌와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꽃꽂이와 파티를 통해 그녀가 정성스럽게 만든 생활자기는 더욱 새롭게 빛을 발한다.

그녀의 손끝에서 독특한 생활자기가 만들어지고, 꽃과 음식 그리고 커피가 그 그릇에 담기는 것이다.

유 대표는 음식을 그릇에 담으며 담음 새까지 세심하게 공을 들인다.

무엇보다 문화공간에서의 맛을 즐기는 오감만족을 추구한다.

숨을 쉬는 그릇을 만들어 우리의 입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음식마저도 숨을 쉬도록 하는 게 그녀의 꿈이다.

에피소드는 다양한 커피와 홍차를 비롯해 여섯 가지의 허브 차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브라질, 콜롬비아, 에디오피아, 케냐의 핸드드립 커피를 자랑한다.

브라질은 고미, 산미의 맛이 좋고 감칠맛이 있다.

콜롬비아는 과일 향과 꽃 향기가 나며 깔끔한 맛이다.

에디오피아는 좋은 산미와 감칠맛이 우수하다.

케냐 커피는 좋은 풍미를 내고, 와인 향과 꽃 향기가 일품이다.

카모마일과 펜넬, 라벤더, 숲속의 열매, 라임꽃차, 하얀국화 등 허브차는 향이 좋은 열매들의 달콤함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하지만 에피소드를 찾는 손님들은 수제 팥빙수를 가장 많이 찾는다.

도예가 유애숙 대표

국산 팥을 삶는 일부터 손수 도맡으며, 직접 찐 인절미 떡이 빙수에 들어간다.

여기에 방부제를 전혀 넣지 않은 대신 유기농 잣과 아몬드 대추, 그리고 검은 깨를 넣어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그 맛은 담백하면서도 너무 달지 않고, 텁텁하지도 않아 손님들은 매우 만족하는 눈치다.

박모(34·여)씨는 “달지 않으면서도 자꾸 손이 가 팥빙수 몇 술에 마음이 풍요로워진 기분이다.

깨와 잣이 들어가서 고소하기까지 하다”며 “음식 맛도 맛이지만 여기 온 것만으로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하나, 에피소드에는 묶음 메뉴가 있다.

‘커피와 케이크’, ‘커피와 더블토스트’ 그리고 ‘커피와 가래떡’이 있는데 이중 커피와 가래떡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어울리지 않을 듯한 조합이지만 한번 맛을 본 손님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또 다시 찾게 된다고 한다.

손님이 주로 중년 층이 많은 관계로 이 곳에서는 건강음료 또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매실차와 오미자차, 대추차, 그리고 유자차에 들어가는 재료는 사서 쓰는 재료가 아닌 직접 재배한 재료를 쓰고 있다.

유애숙 대표는 “카페를 찾은 많은 사람들이 얽매이지 않은 문화 공간 속에서 유쾌함과 맛깔스러움을 함께 느끼고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커피 한잔으로 문화의 쉼터에 풍덩 빠져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성은기자 e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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