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이버세상의 소통은 활발해진 반면 가족, 친구, 연인 등 현실에서의 소통이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열풍은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회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요 매체로 성장했지만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하면서 기계 문명에 사람들의 감성이 메말라간다는 우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직장인 차모(30·완주군 삼례)씨는 18일 오전 출근길에 스마트폰의 위력을 체감했다.

버스 안 대부분 사람들이 귀에 이어폰을 낀 채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가 하면, 지인들과 SNS으로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씨는 “요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거나 아니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다”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스 안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출퇴근 시간 버스 안은 사람들의 대화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만이 맴돈다”고 말했다.

주부 임모(51·전주시 중화산동)씨도 스마트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신을 제외하고는 직장에 다니는 남편과 자녀들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가족간 대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임씨는 “가족이 전부 모여 식사를 하는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메시지가 도착하면 밥을 먹다가 답장을 보내기 바쁘다”며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강제로 없앨 수도 없고, 휴일에도 대화 없이 온종일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남편과 아이들을 보면 소외감마저 들고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고 푸념했다.

또 대학생 김모(27·전주시 덕진동)씨는 최근 카카오톡에 다시 가입했다.

취업 준비에 전념하려고 탈퇴했지만, 취업 정보 공유 등을 이유로 친구들이 협박(?)을 해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락이 안돼서 답답하다’는 친구들의 항의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취업, 공무원 시험 등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SNS으로 바뀌면서 다시 가입했다”고 말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2천571만8천197명으로, 전체 이동통신사 가입자수의 49.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통계자료 등을 살펴봐도 스마트폰 중독률은 8.7%로 나타나 인터넷 중독률 7.8%를 추월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자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평균 8.2시간이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 절반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또 가족과의 대화 시간은 응답자의 80%가 30분 미만이라 답해, 스마트폰 중독의 위협성을 실감케 했다.

특히, 차씨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터미널이나 버스 안에서 음란영상을 보는 어린 학생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어 관련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전북청소년상담지원센터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접수되는 신고는 많지 않지만 청소년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부모상담이 늘고 있는 추세다”며 “인터넷·게임 중독이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져 비슷한 문제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치료와 캠프를 병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도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황성은기자 e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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