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바라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공기를 만나 식어서 생기는 물방울이 땅 위로 떨어지는 것’ 그건 바로 비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말라 가는 건가. 비가 안 온다.

땅이 쩍쩍 갈라지고, 사람들은 50년만에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찌는 듯한 햇살에 사람들의 마음도 지쳐간다.

도시사람들은 아스팔트의 뜨거운 기운에 실내로 들어가 에어컨온도만 올리고 있다.

그 에어컨 바람은 다시 대기중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그나마 있는 물도 목이 마르니 더 쓴다.

너도나도 물을 다 쓰면 더 큰 재앙이 올테니 사람들은 서로서로 물을 아끼자고 이야기한다.

있을 때는 모르는 것처럼 너무도 가까이 있어서 그 고마움을 모르는 것이 또한 물이다.

예로부터 가뭄이 들면 임금을 비롯한 조정대신들이 모두 근신하였는데, 이는 임금이 천명을 잘못 받들고 정사를 부덕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뭐 그렇게 라도 해서 비가 온다면 좋겠지만, 아무도 하늘의 마음을 알 수 없다.

비는 물방울로 떨어진다.

비에는 수많은 사연이 또 들어있다.

하늘에서 땅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떨어지는 비는 많은 사람들의 예술적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데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누군가 그랬다.

헤어진 연인들이 흘린 눈물들이 모여 비가 된거 라고. 그래서 비가 오면 우울해진다고, 눈을 감고 비속의 날들을 떠올린다.

비속의 노래를 떠올려본다.

단연 이 노래가 떠오른다.

김현식의 허스키한 목소리. 많은 여심들이 흔들린 그 노래.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당신이 떠나시던 그 밤에 이처럼 비가 왔어요.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요.오 아름다운 음악 같은 우리의 사랑의 이야기들은 흐르는 비처럼 너무 아픈 비 때문이죠. 그렇게 아픈 비가 왔어요.(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1986, 박성식 작사·작곡)   비속의 감성속에서 창가의 빗방울을 바라보며, 떠나간 당신을 그리워 할 수 없는 지금, 우리에겐 비가 필요하다.

비 노래를 찾아 듣다보면 비가 오는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며 노래를 찾아본다.

나도 비 노래를 부르며 나만의 기우제로 기원해봐야겠다.

환웅이 거느리고 왔다는 풍백·우사·운사가 어딘가에서 바로 나타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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