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명물거리인 ‘삼천동ㆍ서신동 막걸리골목’의 막걸리 적정가격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수개월째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막걸리가격이 비싸고, 업체별 가격차이 또한 천차만별이라는 불만이 잇따름에 따라 가격 안정화를 꾀하겠다고 해 놓고, 지금에 와서 가격에 대한 행정지도 권한이 없다며 어려움만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막걸리가격에 대한 관광객과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키 위해 지난 3월 삼천동, 서신동, 한옥마을 일원 등 전주 막걸리전문점 39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막걸리 한 주전자당 평균가격은 1만6천원으로, 2만원을 받는 전문점은 7곳(18%)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별로 보면 1만원을 받는 전문점은 2곳, 1만5천원은 22곳, 1만7천원은 5곳, 1만8천원은 3곳, 2만원은 7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차에 따른 안주 가지 수와 질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비슷한 안주를 제공하면서 가격이 더 비싼 업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부 애주가와 관광객들은 막걸리가격 오름세 역시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신동에 있는 A 업체는 인건비, 식재료비 부담을 이유로 몇 개월 만에 5천원가량 올렸으며, 몇몇 업체들은 2~3천원 정도 올렸다.

또, 가격이 오른 만큼 제공되는 안주의 질이 나아진 것도 아니며 되레 안주 가지 수가 준 곳도 있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이에 시는 관광객 및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막걸리골목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적정가격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공감,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송하진 전주시장 역시 직접 지시를 내려 막걸리가격 상ㆍ하한선 기준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 막걸리 밀집지역 내 가격점검 계획만 세우고 있는 등 가격 안정화를 위한 뚜렷한 대책이나 방향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주들의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는데다 가격에 대한 행정지도 권한이 없어 적정가격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시는 깨끗한 환경조성을 위해 전주국선생 막걸리프로젝트 사업에 따라 막걸리골목 외부 경과개선사업, 화장실 개선 및 한지벽지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막걸리골목이 관광지화됨에 따라 편의시설 등을 갖춰야 하지만, 가격, 서비스 등 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외적인 부분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에 시 관계자는 “막걸리업체 간담회 등을 추진했지만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라며 “다음 달 중에 업주들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해 설명,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위생 등 관련 기준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강하게 지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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