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안군 주천초등학교가 은행나무 가지를 모두쳐내 벌거숭이를 하고 있다.
특정 일선 초등학교가 학교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수십년생 은행나무를 무차별적으로 전지해 잎을 판매하는 등 자연학습환경조성에 역행하고 있다는 주민 비난을 받고 있다.

진안군 주천면 주천초등학교는 최근 지난 21부터 양일간 교내에 심어진 갖가지 나무들 가운데 은행나무만을 골라 가지를 모두쳐 벌거숭이나무를 만들어 주변나무와 부조화를 이루는 환경을 만들었다. 전체 은행나무 18그루 가운데 9그루의 나무를 전지했다.

학교측은 이같은 행위에 대해 나무 주변으로 전선이 지나 위험한데다 태풍이 올 경우 나무가 넘어져 가옥을 덮칠 우려가 있고 각종 병·해충 방제를 위해서 환경정비 측면에서 그렇게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 학교를 40여년전에 졸업한 K씨는 “주천초등학교는 지난 1919년 개교한 이래 90회 졸업생을 배출한 전통 있는 학교로 이제 100년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이다”며 “학교측이 학생들을 위해 수십년간 조성해온 학습환경을 보존하고 가꿔가기는 커녕 오히려 이를 저버리는 행위는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에 학교를 방문해 부당함을 제기했으나 학교장 S씨는 ‘이것도 학교사업이다, 수입은 학생들을 위해 모두 쓸 것이다, 그렇게 학교에 관심이 있으면 평소 방범을 위한 순찰이나 한 번 더 돌아주시죠’등의 비교육적 비아냥의 답변을 들었다고 흥분했다.

이에대해 학교장은 “주민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며 “학교발전을 위한 건전한 대화를 나눈것 뿐이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측은 전지에 대해서는 “주민 민원이 일고 있는 나무는 업자가 와서 5년~6년에 한번씩 전지해 줘야 생장에 더 좋고 병·해충 방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 당초 1그루당 1만원을 받기로 하고 허락했다”며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바로 중단했다”고 말했다.

/진안=김종화기자 kjh6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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