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군산시 소룡동 A아파트 절개지(잘린 땅)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지난해 7월 폭우 때 절개지 보수공사를 했던 곳으로 밝혀져 산사태 취약지역 관리가 ‘소귀에 경 읽기’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전북의 경우 이곳과 같은 절개지 등 산사태 취약지역만도 총 270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포함될 정도다.

14일 산림청이 밝힌 전국 산사태 취약지역 집계결과 전북은 총 270곳으로 강원(1천173곳), 전남(609곳), 경남(503곳), 경북(451곳)에 이어 다섯 번째로 산사태 취약지역이 많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산림청과 전국 지자체가 지난 3월부터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남원이 41곳으로 가장 많았고, 무주 35곳, 순창 32곳, 완주 28곳, 진안 23곳, 임실 21곳, 장수·김제 18곳, 정읍 17곳 등의 순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절개지가 무너진 군산은 11곳으로 집계됐고, 고창·부안(9곳), 전주(5곳), 익산(3곳) 등이다.

이에 절개지를 비롯한 산사태 취약지역에 대한 훼손지 보강사업, 배수로 정비 등의 적극적 유발요인 제거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매년 장마철이나 국지성호우가 집중될 무렵이면 발생하는 산사태 대부분 지자체 및 관리당국의 보수 및 관리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면서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룰 위해 전북도 및 자치단체는 현장 중심의 대응 복구 체계를 마련해 가동했지만 올해 역시 산사태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워낙 많은 비가 쏟아져 무너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보수한 절개지가 힘없이 무너져 내린 이번 군산 소룡동 산사태가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전북도는 올해 22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사방댐 49곳과 계류보전 30㎞, 산사태 예방사업 5ha, 산지보전 사업 5ha 등의 사방사업을 추진했지만 정읍 등 지난해 집중호우 때 무너진 절개지 및 산사태지역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매년 급변하는 기상이변으로 국지성 폭우가 잦은데다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제외된 곳에서도 산사태 등 재해가 발생하고 있어 ‘인재’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윤승갑기자 pepe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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