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전북 출신 정세균 후보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문재인 대세론에 밀려 전북에서도 문 후보가 1위를 차지했지만 정 후보는 그야말로 ‘의미있는 2위’를 했다.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전북 경선 결과, 문재인 대세론이 호남에서도 먹혔다는 분석과 함께 전북 경선의 승자는 문재인-정세균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문-정을 택한 전북 표심의 의미 전북 선거인단은 당 후보 경선의 큰 흐름인 문재인 대세론을 유지하면서도 지역 출신인 정세균 후보를 챙겼다.

문 후보에게는 1위라는 명분을 주고, 정 후보에게는 전북 출신이라는 동향의 애정을 보내줬다. 특히 정 후보는 전북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호남의 대표 정치인 이미지를 얻었다.

비록 1위는 못했지만 전북은 대내외에 호남 표심을 읽게 해 줬다. 그래도 지역 출신은 끝까지 챙겨보겠다는 의미가 배어 있다. 반면 1~2위를 자신했던 손학규 후보는 아쉬움을 갖게 됐다.

손 후보 측은 전북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다고 자부하고 있었고 문재인 후보는 이른바 호남홀대론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을 예상해 왔다. 그러나 손 후보는 3위에 머물면서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김두관 후보로선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4위에 그친 것보다도 문재인-손학규 양강 대결구도로의 분위기 이동이 우려된다.

친노의 핵심 인사들이 김두관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위력이 나타나지 못한 게 특히 아쉬운 대목이다. 정가에선 김 후보가 지나치게 ‘점잖은’ 선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북 정치인들의 손익 계산표 전북 경선과 관련해 정치인들의 손익 계산서를 따지기는 어렵다. 경선 일정이 이제 중반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마지막 결과까지 봐야 정치인들의 손익이 계산된다. 그러나 전북 만을 놓고 본다면 일단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김윤덕 의원(전주완산갑)의 주가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이 시작되기 이전에 김 의원은 지지 후보 선택 과정에서, 전북과 별 인연이 없는 문재인 후보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도내 현역 중에선 유일하다는 점에서 문 후보의 상승세가 김 의원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후보를 지원했던 김춘진 김성주 박민수 의원 등도 이득을 보게 됐다.

최진호 도의회 의장 등 200여명에 달하는 전북의 매머드급 선대본 참여 인사들도 의리를 지킨 셈이 됐다. △SK, 광주전남 마지막 승부수 전북에서 2위를 차지한 정세균 후보는 오는 6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확실하게 상위권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캠프 분위기는 광주전남에서 김두관 후보를 제치고, 뒤이어 손학규 후보와 결선연대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전해진다. 광주전남은 전북과 함께 호남의 핵심 축이다.

이 곳에서 선택을 받아야 대선 가도에 나설 수 있다. 정 후보는 이미 전북에서 힘을 얻었고 광주전남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정 후보가 광주전남에서도 2위권에 오른다면 대선 판도는 새롭게 짜여지게 된다.

광주전남권에서 전북 인사를 지원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민주통합당의 향후 경선 일정은 4일=경남, 6일=광주전남, 8일=부산, 9일=대전충남 세종, 12일=대구경북, 15일=경기, 16일=서울 등이다.

1위 후보가 과반 득표를 넘어서면 후보로 확정된다. 그러나 만일 과반에 못 미치게 되면 1, 2위 후보간 결선을 통해 오는 23일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