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전주 구 도청 인근 '죽림집'
맛집 - 전주 구 도청 인근 '죽림집'
  • 김성아
  • 승인 2012.09.2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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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세월만큼 곰삭은 장류-젓갈 '전주의 맛' 이로구나
▲ 고등어조림, 오이김치, 독조기, 고춧잎·가지나물 등 19가지 반찬에 김치·된장찌개와 계란찜까지(2인 이상). 어느 것부터 먹어야 할지 잠시 망설일 정도로 보고 있기만 해도 배가 절로 부르는 것 같다.
세계가 인정한 전주의 맛은 전통을 근간으로 대를 이어온 ‘손맛’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한식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장류를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오고 계승해 왔기에 ‘맛의 고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주에는 대를 이어온 맛집이 많다. 곰삭은 장류를 기본으로, 대를 이어 오는 비법을 통해 전주의 맛을 지키고, 알리는 그런 집 말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이어 온 음식에는 전주의 맛이 모두 담겨 있다. 이에 숨은 맛집 중 65년 동안 한결같은 맛으로, 전주의 맛을 이어가고 지켜가고 있는 ‘죽림집’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전주시 중앙동 4가, 구 도청 인근에 자리한 죽림집.청기와를 이고 있는 흰 벽돌 건물이 겉에서 보기엔 여느 식당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오래된 공중전화부터 삐걱거리는 식탁과 의자, 벽에 걸린 액자까지 어느 하나 눈길이 머물지 않는 게 없다.

아마도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서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낡았다기보다는 ‘정겹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식당 안을 다 둘러볼 때쯤 한 상 가득 차려나오는 상차림에 또다시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7천 원짜리’ 백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푸짐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시어머니에 이어 2대째 죽림집을 지키고 있는 김산옥(55) 사장은 “단골들 생각해서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

배부르게 먹고 가는 모습이 그저 좋을 뿐”이라며 10년째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고등어조림, 오이김치, 독조기, 고춧잎ㆍ가지나물 등 19가지 반찬에 김치ㆍ된장찌개와 계란찜까지(2인 이상). 어느 것부터 먹어야 할지 잠시 망설일 정도로, 보고 있기만 해도 배가 절로 부르는 것 같다.

뚝배기에 뽀글뽀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을 떠먹어 보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구수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게 여느 집과는 다른 맛이다.

된장 외에 다른 재료가 들어갔나 싶어서 묻자 김 사장은 “장이 좋은데 다른 재료가 뭐가 필요하냐”고 되묻는다. 이 맛을 못 잊어 타 지역으로 이사 간 뒤에도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이 있을 정도란다.

▲ 싱싱한 조기를 간수뺀 천일염에 절려 6개월간 숙성시킨 뒤 일정 시간 찬물에 담갔다가 쪄내는 독조기. 짭조름하면서도 깜끔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죽림집을 다녀간 손님 모두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는 ‘독조기’ 역시 이 집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싱싱한 조기를 간수를 뺀 천일염에 절려 6개월간 숙성시킨 뒤 일정 시간 찬물에 담갔다가 쪄내는 독조기. 짭조름하면서도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외에 다른 음식들도 나무랄 때가 없다.  아마도 양념으로 김 사장이 직접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만을 사용하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또한 김치에 넣는 갈치속젓, 아는 사람만 찾는 토화젓, 황석어젓 등도 대를 이어온 손맛이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결국, 세월만큼 곰삭은 장류와 젓갈이 65년 된 죽림집 맛의 근간인 셈이다.

이에 죽림집 손님 중에는 대를 이어 오는 손님이 많다. 김 사장은 “아무리 힘들도 바빠도 장류는 남에게 맡길 수 없다.

한식의 근간이 장류이듯 우리집 맛의 비법도 장류이기 때문”이라며 “장류는 발품을 팔아 고른 재료에 정성을 들여 담그고, 세월을 통해 익히는 등 정성을 들인 만큼 깊은 맛을 낸다.

그 정성을 손님들이 알아 주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어머니의 맛을 지킨다는 자부심, 음식의 고장 전주의 맛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으로 힘든 것도 모르고 살아왔다”며 “나중에 며느리를 들이면 이 맛을 물러주고 싶다.

우리 집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손님들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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