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세월만큼 곰삭은 장류-젓갈 '전주의 맛' 이로구나
그래서인지 전주에는 대를 이어온 맛집이 많다. 곰삭은 장류를 기본으로, 대를 이어 오는 비법을 통해 전주의 맛을 지키고, 알리는 그런 집 말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이어 온 음식에는 전주의 맛이 모두 담겨 있다. 이에 숨은 맛집 중 65년 동안 한결같은 맛으로, 전주의 맛을 이어가고 지켜가고 있는 ‘죽림집’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전주시 중앙동 4가, 구 도청 인근에 자리한 죽림집.청기와를 이고 있는 흰 벽돌 건물이 겉에서 보기엔 여느 식당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오래된 공중전화부터 삐걱거리는 식탁과 의자, 벽에 걸린 액자까지 어느 하나 눈길이 머물지 않는 게 없다.
‘7천 원짜리’ 백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푸짐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시어머니에 이어 2대째 죽림집을 지키고 있는 김산옥(55) 사장은 “단골들 생각해서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
뚝배기에 뽀글뽀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을 떠먹어 보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구수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게 여느 집과는 다른 맛이다.
또한 김치에 넣는 갈치속젓, 아는 사람만 찾는 토화젓, 황석어젓 등도 대를 이어온 손맛이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결국, 세월만큼 곰삭은 장류와 젓갈이 65년 된 죽림집 맛의 근간인 셈이다.
이에 죽림집 손님 중에는 대를 이어 오는 손님이 많다. 김 사장은 “아무리 힘들도 바빠도 장류는 남에게 맡길 수 없다.
그 정성을 손님들이 알아 주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어머니의 맛을 지킨다는 자부심, 음식의 고장 전주의 맛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으로 힘든 것도 모르고 살아왔다”며 “나중에 며느리를 들이면 이 맛을 물러주고 싶다.
우리 집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손님들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김성아기자 tjd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