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수 여창가곡 전곡 발표회

정신없이 빠른 현대 사회에서 여유와 느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웰빙 음악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신선의 노래’라는 전통가곡이다.

이선수 여창가곡 전곡 발표회가 16일 오후 7시 전주 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열린다. 전북정가진흥회장인 이선수는 이날 현존하는 전통 가곡 가운데 여성들이 부르는 여창 가곡 15곡 전곡을 무대에서 혼자 소화해 낸다.

가곡은 조선시대 상류사회에서 애창된 시조 및 가사와 함께 정가(正歌)에 드는 성악곡으로서 판소리·민요·잡가와 같이 하류사회에서 불려진 성악곡과 구별된다.

조선시대 풍류를 좋아하는 선비들의 교양음악이었던 가곡은 거문고, 장고, 가야금, 대금, 해금, 단소 등 소관현악 반주에 맞춰 연주한다.

또 가곡은 정가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예술적인 성악곡으로 문학과 예술이 한데 어울어지는 일종의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가곡은 남자가 부르는 남창가곡 24곡과 여창 가곡 15곡이 있다. 이날 이선수가 들려주는 여창가곡에는 남창가곡에서 들어 볼 수 없는 속소리가 있고 특유의 시김새가 있다. 이선수는 “시김새란 소리의 멋과 맛을 내기위해 ‘삭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묘한 선의 아름다움을 살리기위해 선율을 이루는 골격음의 앞이나 뒤에서 음을 흔들어주는 요성, 한 박 이내의 짧은 시가에서 음을 강하게 굴리는 전성, 그리고 음을 흘러내리게 하는 퇴성 등 다양한 시김새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수의 연주는 우조 ‘이수대엽’ ‘중거’ ‘평거’ ‘두거’ ‘우락’, 반우반계 ‘반엽(半葉)’ ‘환계락(還界樂)’, 그리고 계면 ‘이수대엽’ ‘중거’ ‘평거’ ‘두거’ ‘평농’ ‘계락’ ‘편수대엽’ ‘태평가’ 순서로 진행된다.

해설은 신용문 우석대 국악과 교수가, 반주는 전라풍류회가 맡는다.

이선수는 “여러 악기의 연주가 있어야하고, 호흡이 길고 복잡한 곡의 특성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이점이 우리 가곡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20년을 전통가곡의 세계에 푹 빠져 살아왔듯 앞으로도 전북 정가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광대 국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전북무형문화재 제8호 가곡과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을 이수했으며 현재 원광대학교 국악과 초빙교수, 전라풍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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