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전주시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모대학교 학생이 방학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김얼기자

“하루 일당이 십만원이요? 당연히 해야죠. 요즘 제대로 시급 주는 데도 별로 없어요. 하루 십만원이면 한달 만 고생하면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에 넣어둔 옷이랑 신발도 살 수 있고, 친구들이랑 여행도 다녀올 수 있는 걸요?”

대학생 주정화(가명·23·여)씨는 평범한 가정의 외동딸이다. 그는 사업가인 아버지, 집안일을 하며 종종 부업을 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등록금은 다행히 부모님이 부담해 준다.

하지만 월 30만원의 용돈은 늘 부족하다. 휴대전화 사용료, 교통비, 교재비 등을 쓰면 10만원 정도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어학연수, 여행 등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용돈만으로는 당장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것도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아르바이트다. 서씨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수입으로 쇼핑과 자기계발을 위한 또 다른 배움을 찾고 있다. 대학가의 ‘너도나도 아르바이트’ 분위기 속에 이른바 ‘고 스펙’ 청춘들이 일터로 뛰어들고 있다.

어려워진 경제 탓에 학비마련이 목적인 아르바이트가 대부분이지만, 여행이나 쇼핑 등 여가가 목적인 청춘들도 많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지만 모두 고수익 알바를 선호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또 다른 대학생 윤철호(25·전주시 삼천동)씨는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윤씨는 “온라인 쇼핑몰에 상품 올리기, 손 편지 보내주기, 물류창고 작업, 애견 돌봄, 하객 도우미, 주차관리 등 이제까지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라며 “몸은 힘들지만 다양한 경험이 취업과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요일 별로 카페와 극장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렇게 해서 월 80만원 정도를 번다. ‘단군 이래 최고 스펙’을 쌓은 세대라는 오늘날 청춘들의 자화상이다.

어려워진 경기로 인해 화려한 스펙을 쌓아도 취업이 어려운 청춘들이 고육지책으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이 아닌 대학생은 돈을 벌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 아르바이트라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윤씨는 “나처럼 등록금을 벌고, 생활비를 버는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자기 소비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도 많다”며 “요즘 친구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가는 해외여행도 단순히 즐기려는 것이 아니다.

‘경험’이라는 스펙을 쌓기 위한 것이고, 옷과 화장품 등을 구입해 자신을 꾸미는 것도 자기 이미지 관리의 하나”라고 말했다.

/황성은기자 eu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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