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즐기기

▲ 2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도내 곳곳에서 정월대보름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오는 24일은 정월대보름이다. 정월(음력 1월)은 한 해를 설계하고, 일 년의 운세를 비는 달로 매해 첫 번째 맞는 보름에는 가족의 안녕과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많은 세시풍속이 전해진다.

한동안 대보름 세시풍속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라졌었지만 최근 다시 주민주도 축제 형식으로 우리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을 잇는데 그치지 않고 주민주도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현장 세 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붙임  

▲임실 필봉정월대보름굿

올해로 32회를 맞는 필봉 정월대보름굿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유산 제11-5호 임실필봉농악보존회와 필봉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자리로써, 전통적으로 필봉 마을에서 행해져 오던 마을굿 본연의 가치와 형태 그대로를 계승하고 있다.

대보름굿은 23일 오후 2시부터 필봉마을 동청마당에서 정월대보름굿 시작을 알리는 ‘기굿’을 울리며 출발한다.

이어 마을 어귀의 당산으로 옮겨 마을수호신에게 굿을 고하고, 복을 기원하는 ‘당산굿’을 연행한 뒤, 마을 공동 우물로 이동해 ‘샘굿’을 치고, 다음으로는 마을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각 가정의 안택을 기원하는 ‘마당밟이’(뜰밟이굿) 굿을 진행한다.

마을 구성원 전체의 집돌이 굿판이 끝나면, 마을 주민과 정월대보름굿 자원봉사단이 마련한 뜨끈하고 살가운 저녁을 나눠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오후 7시부터는 풍물굿의 연예성과 오락성이 두드러지는 푸진 판굿이 벌어진다. 채굿, 호허굿, 풍류굿, 영산굿 등의 앞굿과 설장고, 잡색놀이, 소고춤, 재능기 영산굿, 노래굿, 대동굿 등 음악, 춤, 극, 놀이 등의 다양한 예술 형태의 ‘판굿’은 관객과 공연자가 어우러지는 대동굿의 백미이다.

판굿의 흥이 절정에 솟는 끝자락에서, 참가자들의 한 해 소망이 담긴 소지가 달린 ‘달집태우기’를 한다. 달집을 태우고 난 후에는 잡귀잡신과 액운은 모두 물러갔으니, 다시금 새로운 해 새로운 복을 맞이하는 대동놀이 굿판을 진행한다.

굿판 한 켠에는 소원지쓰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등 참가자들로 하여금 풍물굿 관람 이외에  정월대보름굿 세시 음식과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완주 창포마을 만경강 달빛축제

완주군 고산면 창포마을에서 마련하는 정월대보름맞이 만경강 달빛축제 한마당은 올해가 여덟 번째 행사. 만경강 상류지역에 자리잡은 창포마을은 다양한 농촌문화와 전통자원이 잘 보존된 마을로서 쥐불놀이, 투호놀이, 자치기, 고무줄놀이, 연날리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및 윷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 한마당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행사기간을 하루에서 이틀로 연장하고 △주민 전체가 함께하는 당산제와 풍물패놀이 △어린이, 학생, 가족이 함께하는 전통놀이 체험행사 △다듬이할머니 공연단, 온소리예술단 오색락 등 지역 문화예술 동아리와 함께하는 전통 공연마당 행사 △한우고기 먹고 고함지르기 대회 △만경강에 곶감모양 유등띄우기와 풍등띄우기 △달집태우기와 강강술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밤샘에서 시작된 만경강의 상류라는 지역적 특성과 곶감 산지라는 특산품 특성을 반영한, 소원을 물에 띄우는 유등띄우기는 벌써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만경강달빛축제 제전위원회 유승진 총괄기획팀장은 “매년 한 달 가까이 축제를 준비하는데 주민들 사이에 하루라는 행사 기간이 너무 짧다는 의견이 모아져 주민은 물론 도시민들도 대보름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행사 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도 도시와 농촌의 교류에 무게를 두고 구성했다”며 “많은 도시민들이 마을에서 준비한 소박한 전통 먹거리와 이색체험을 맘껏 즐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경강 달빛축제는 23일 낮 12시부터 24일 밤 8시30분까지 개최된다. 한편 도시민 가족을 위한 1박2일 패키지 상품(3인 가족:120,000원 1인 추가:30,000원)을 선착순 50가족에 한해 제공한다. 예약은 창포체험마을 홈페이지(http://www.chapovil.com).

 

▲‘전주천 달맞이 가세~’ 제6회 서신동 정월대보름 축제

‘전주천 달맞이 가세~’는 정월대보름을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신동에서 재현하기 위하여 서신동 주민들이 자발적인 의지를 모아 준비한 축제. 지난해 12월 새롭게 축제운영위원회(운영위원장 오세중)를 구성하였으며 주민들이 이끄는 운영위원은 각 역할을 세분화해서 달집만들기, 부대행사(연, 풍등 등), 전통놀이, 공연자 섭외 등 지역주민을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

또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우대창아파트, 선수촌아파트, 동아한일아파트 입주자대표회에서 도움을 주고 서신동 자생단체를 비롯한 (사)전주문화의집협회 등에서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행사는 23일 오후 1시 서신동 주변상가를 도는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잡귀를 쫒아내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풍물패의 흥겨운 소리와 함께 전주천에서 연합풍물패 50여명의 판굿이 이뤄진다. 문화공연은 전주시립국악단의 사물놀이와 누리예술단의 진도북춤, 판소리, 소고춤이 진행되고 서신동 출신의 B-boy 공연이 이루어진다.

이후 기원무와 비나리가 진행되고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강강수월래를 통해서 전래놀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이후 달집을 태우면서 “망월이야~”소리와 함께 개인의 염원을 담은 달집을 태우고 대동놀이를 하면서 이날의 축제가 마무리된다.

그 외 부대행사는 민속놀이(널뛰기, 투호놀이, 고리걸기), 소원지 쓰기, 부럼깨기, 연날리기 및 풍등날리기 등의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행사 참가자를 위한 찰밥과 떡, 어묵탕 등 다양한 먹을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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