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이 관객 12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9일 433개관에서 1881회 상영되며 12만3448명을 모아 신작 스릴러 ‘사이코 메트리’(감독 권호영)에게 내준 흥행성적 2위를 되찾았다. 동시에 1월21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을 1205만6432명으로 불렸다. ‘7번방의 선물’은 개봉 32일 만인 2월23일 1000만명, 38일만인 1일 1100만명을 넘겼다.

‘7번방의 선물’의 1200만 관객 돌파는 지난해 1231만9542명을 챙긴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와 여러모로 비교된다.

‘광해’는 이병헌의 해외 일정을 이유로 당초 9월20일로 예정했던 개봉일을 1주나 앞당겨 13일 개봉했다. 이 때문에 추석연휴 최대작으로 손꼽히던 ‘광해’를 피해 6일과 13일 서둘러 개봉한 중소 규모 영화들이 초토화됐다. 뿐만 아니다. 12월 하순까지 3개월 넘게 장기상영하며 이후 개봉작들에게도 적잖이 피해를 줬다.

개봉일에 688개관에서 3362회 상영되며 출발한 이 영화는 CJ엔터테인먼트의 막강한 배급력으로 승승장구했다. 추석(9월30일)에서 개천절(10월3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에 무려 1001개 상영관(10월1일), 4915회 상영(10월2일) 등으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10월에는 평일에 티켓 한 장을 사면 한 장을 더주는 ‘1+1 티켓’ 행사를 열더니 11월부터는 만 45세 이상 관객에게 햇반을 주고, 수험생에게 팝콘을 주는 행사 등을 투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계열인 CJ CGV는 물론 CJ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지원으로 벌였다. 대종상에서 15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작품성이 높은 영화가 이러한 과도한 마케팅으로 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낳기까지 했다.

반면 ‘7번방의 선물’은 605개관에서 2874회 상영으로 시작해 작품의 재미와 감동 만으로 긍정적인 입소문을 타고 계속 상영관과 상영 횟수를 늘려갔다. 2월2일 850개관에서 4133회 상영된 것이 최고다. 대부분은 3000회 전후로 상영됐다.

독립배급사 NEW가 배급한 데다 CJ엔터테인먼트의 100억원 대작 ‘베를린’(감독 류승완)이 1월29일 전야개봉해 줄곧 800개 전후 상영관에서 4000회 넘게 상영하는 바람에 ‘7번방의 선물’이 상영관이나 상영횟수를 더 늘린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경쟁작 ‘베를린’은 일찌감치 ‘1+1 티켓’ 행사를 했지만, ‘7번방의 선물’은 1000만 관객 전은 물론 달성 후에도 그런 판촉 이벤트를 전혀 하지 않았다.

독과점 시비 속에서 ‘광해’는 1200만 관객 돌파까지 71일이 걸렸다. ‘7번방의 선물’은 이의 제기 없이 그 기간을 25일이나 단축시켰다.

‘7번방의 선물’은 영진위 통합전산망 역대 흥행순위 4위에 올라 있다. 바로 앞 3위가 ‘광해’다. 통합전산망 구축 이전 흥행순위까지 포함한 공식통계에서는 6위로 5위 ‘왕의 남자’(1230만2831명) 다음이 4위 ‘광해’다. ‘7번방의 선물’의 ‘용구’ 류승룡이 ‘광해’의 ‘허준’ 류승룡을 잡는 진풍경이 이번 주 중 빚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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