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공동제작 연극 '축/언' 제작발표회

▲ 20일 오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한중일 공동제작 연극 '축/언' 제작발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011년 3월 11일 2011년 3월 11일. 쓰나미에 이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그곳 주민들뿐 아니라 인류에 커다란 충격이었다.

후쿠시마 북쪽에 있는 아오모리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하세가와 고지(아오모리현립미술관 무대예술총감독)는 당시의 기억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위한 작품을 준비했다.

일본국제교류기금에게 작품 제작을 제안했고 결국 이 작품은 한․중․일 공동제작 연극 ‘축(祝)/언(言)’으로 구체화됐다.

‘축/언’은 대지진 이전과 이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들을 직접적으로 무대 위에 드러내면서 한중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연극. 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하세가와 고지는 “작품 이름인 ‘축/언’의 ‘/’은 상처와 국경이라는 2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대지진으로 인해 신랑신부는 죽고 살아남은 친구가 그들과 영혼의 대화를 나누며 이 과정에서 국경이라는 ‘선’ 또한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정영두(안무가․신부의 오빠), 김선화(극단 골목길․신부), 이영숙(극단 대전앙상블․신부의 언니), 앙상블 시나위(전통악기 연주)가 참여하고 중국에서는 리단(중국 여배우․중국인 교수)과 무용수 2명이, 일본에서는 아이자와 가즈나리(배우․신랑)를 비롯해서 사이토 사키(샤미센 연주자)등이 출연한다.

‘축/언’의 초연무대는 10월 11일 일본 오모리현립미술관 씨어터. 이후 대전과 서울을 거쳐 11월 1일과 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도민들을 만난다. 이후 베이징과 상하이를 거쳐 일본 센다이, 그리고 도쿄 신국립극장 무대에 오르게 된다.

전주 공연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공동주최자 자격으로 참여한다.

이인권 대표는 “이번 작품은 쓰나미와 원전, 그리고 삶과 죽음이라는 인류 공통의 관심을 한중일 예술가들이 같이 풀어낸다는데 의의가 있는 공연”이라며 “일본국제교류기금과의 교류를 통해 도민들에게 이처럼 좋은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줄거리일본동북지방 바닷가의 어느 지방도시. 그곳에 있는 호텔 로비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동북지방에 있는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전공하는 한국인 유학생이 일본 남자와 결혼하게 된다. 오늘은 결혼식 전날. 한국에서 온 신부의 오빠와 언니, 일본인 신랑의 가족이 호텔로비에서 만난다.

거기에 신부와 신랑의 중국인 친구들도 찾아오고…. 신부와 신랑은 서로 일본어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가족들, 친구들은 말이 안 통해서 그런지 조금 어색한 분위기. 일본에 연주 여행을 온 한국 정통음악 연주자들이 우연히 자리를 함께 하면서 어느새 손짓발짓 춤을 추기 시작하는 일동…. 어색한 분위기는 음악과 춤 때문에 서서히 흥겨운 분위기로 변한다.

신랑, 신부의 첫 만남, 가족들의 이야기 등이 전개되는 가운데 갑자기 습격하는 대지진과 쓰나미. 쓰나미는 그 공간을 완전히 휩쓸어 버리고 어둠과 고요함만이 공간을 메운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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