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예향천리마실길 조성

▲ 순창군은 동계면 구미리와 적성면 석산리 일원 섬진강변화 숲속길에 4코스로 나누어진 예향천리마실길이 조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마실길, 둘레길, 올레길이라는 명칭이 언론 매체에 처음 소개될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용어가 사회 전반에 도보여행 열풍이 불어 이제는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친숙한 말이 됐다.

바쁜 삶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여유로움과 안식을 만끽하기 위해 산과 들로 강으로 도보 여행을 떠나는 가족, 친구,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순창군에도 동계면 구미리와 적성면 석산리 일원 섬진강변과 숲속길에 4코스로 나누어진 예향천리 마실길이 조성돼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의 심신안정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 제1코스 구미교에서 시작해 구암정을 거쳐 어은정까지에 이르는 4km 구간으로 왕복 2시간이 소요된다. 이곳에는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31호와 제132호인 구암정과 어은정이 있다.

구암정은 순창군 동계면 만수탄 위해 자리잡고 있는 정자로 언제 지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귀암 양배와 동생 돈(墩)의 덕망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정자를 세우고 ‘귀암정’이라 이름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도 적성강 상류 만수탄에는 형제가 고기를 낚던 바위가 남아 있어 배암·돈암이라 부르거나 합쳐서 형제암이라 부르고 있다. 또 어은정은 어은 양사형(1547~1599)이 조선 명종 22년(1567)에 분가하면서 지은 정자다.

처음에는 영하정이라 이름지었다가, 후손들이 어은정이라고 이름을 바꿨다. 양사형은 조선 선조 21년(1588)에 문과에 급제하여 영광군수, 병조정랑을 지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우고 선무원종공신이 되었다.

죽은 뒤에는 승정원도승지에 봉해졌으며, 순창의 화산서원에 신주를 모시고 있다. 정자는 여러 차례 고쳐 지었는데 지금 있는 건물은 1919년에 고쳐 지은 것이다.



▲ 제2코스 제2코스는 강경마을에서 시작해 세목재를 거쳐 드무소골까지 4.5km 구간으로 왕복 2시간 20분이 걸린다.

이곳은 마을 앞으로 적성강이 횡단으로 흐르고, 전후좌우로는 산으로 둘려싸여 있는 오지마을인 강경망를이 으뜸이다. 적성강을 바라보는 광경이나 주위의 경관이 아름다워 옛사람들이 강경이라 칭한 곳이다.

▲ 제3코스 섬진강변 따라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유유히 흐르고 있는 섬진강의 깊은 맛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인 제3코스는 주변의 볼거리가 풍성하다.

현수교와 북대미 강경마을 입구까지 3.8km 구간인 3코스는 2시간 거리로 현수교와 요강바위, 섬진강마실휴양숙박단지 등이 있다.

요강바위는 장군목 한가운데에 놓여있는 기이한 바위로, 높이 2m, 폭 3m에 무게가 무려 15톤이나 된다. 한국전쟁 대 마을 주민들 중에는 바위에 몸을 숨겨 화를 모면한 사람도 있었다고 하며, 아들 낳기를 원하는 여자가 이 바위 위에 앉으면 소원을 이룬다는 속설도 전해내려온다.

장군목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했으며 강폭이 넓고 수심도 비교적 얕아 여름철에는 가족단위 물놀이코스로 제격이며, 가을철에는 강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꽃과 산비탈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단풍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 제4코스 제4코스는 내월마을을 시작으로 입석마을 도왕마을을 거쳐 구미교까지의 11.8km의 가장 긴 코스로, 3시간이 소요된다.

이 구간은 하늘아래 첫 동네 같은, 한국전쟁도 겪지 않았을 것 같은 오지 마을인 도왕마을이 포함되어 있어, 산속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 색다른 맛과 자연에 흠뻑 젖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84호인 석산리마애여래좌상이 적성마을 선돌마을 지나 도왕마을 쪽으로 1km 정도 올라간 곳에 위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좌상은 약 2.5m 정도 되는 바위에 새겨져 있는데 오른쪽 대좌부분이 약간 떨어져 나간 것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 황숙주 순창군수 인터뷰 지금 우리나라 곳곳에서 걷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예전에 동네 어르신들이 집에 들어올때 ‘마실 다녀왔다’라고 했던 정겨운 그 말처럼,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것 같은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걸을 수 있는 섬진강변 마실길은 주변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생태적 가치가 높은 수변으 따라 조성했습니다.

이처럼 생활수준 향상으로 웰빙 분위기에 맞는 관광길이 바로 조성해 각종 야생화를 심어 볼거리를 창출했으며, 연중 맑고 투명한 강물이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을 정화시켜 줄 것입니다.

또 삶의 재충전 쉼터 공간과 자연학습장으로 조성함으로써 이 곳 마실길은 하나의 관광명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군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순창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문화관광 분야를 더욱더 개발해 자연유산이 어우러진 문화관광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순창=조민호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