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사재기 위기감 없고 라면 판매 지난해보다 줄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과 개성공단 출경 조치 등 대북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도내 유통가에서는 생활필수품 사재기나 위기감을 조성하는 분위기는 거의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북한의 도발이나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 수없이 많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내성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도내 대형마트의 생필품 가운데 일부 품목의 매출이 소폭 늘어나기는 했지만, 나들이 시즌이란 점을 감안하면 평년 수준의 매출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전주점의 최근 일주일간의 생필품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사재기 주 품목인 즉석밥 매출이 전년 대비 17% 올랐고, 국산 생수의 경우 35%가까이 판매량이 늘었다.

쌀도 35%이상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반면, 라면의 경우 오히려 지난해보다 3.7% 매출이 감소했고 죽이나 국 등 즉석식품은 10%이상 매출이 줄었다.

전주농협 하나로클럽의 이 기간 쌀 매출은 12%정도 늘어난 반면, 라면이나 생수, 즉석 조리 식품은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 추이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세븐일레븐 측이 지난 1~3일 사이 라면과 즉석밥 등 사재기 가능성이 큰 품목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생수(11.4%)와 즉석밥(9.2%), 라면(8.9%), 통조림(6.4%) 등 비상식량용 식품 판매량이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일부 품목의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사재기’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석했다.

전주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재기라고 볼 때는 매출이 100% 이상, 즉 2배 이상 팔릴 경우를 이야기한다”며 “현재 도내의 경우 안보위기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성숙한 의식이 많아 사재기나 모든 생필품 판매 증가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위협하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라면과 생수 등 생활필수품의 판매가 급증하곤 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연평도 포격사건 발생 당시 지역 일부 마트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난 적이 있다. 하지만 지역 유통가에서는 최근 라면 등의 판매 증가원인으로 북한의 도발때문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도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매출 상승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가족캠핑과 대학교 MT 등 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구매를 더 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가격이 저렴한 즉석밥은 더 많이 찾고 가격이 비싼 편인 통조림의 구매는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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