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내 기싸움 밀려 지역대의원 지지 저조 최고위원 입성 좌절

유성엽 의원의 민주당 최고위원 입성이 좌절됨에 따라 도지사 출마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유 의원은 호남 유일의 후보임을 내세우며 ‘전북 정치권 위상 확보’ 차원에서라도 지역 대의원들의 지지를 모아보려 했으나 지역의 성적표가 예상보다 좋지 못해 도지사로서의 향후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지난 4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유 의원은 예비경선을 통과한 7명 후보 가운데 13.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5위에 그쳐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했다.

유 의원의 최고위원 낙선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호남의 대표성을 내걸었기에 지역정치권에 적잖은 상처를 남겼고, 전북에서 조차 ‘바람’을 일으켰다고 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일반당원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더라도 호남에서만 대의원들이 전폭적으로 밀어준다면 한번 붙어 볼만한 싸움이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예측이었다.

하지만 지역위원장들에게 떨어졌던 소위 ‘오더’는 지역구별로 제각각 달라, 지역에서 몰아주지 않은 표심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유 의원은 전당대회에 앞서 지방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도지사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 입성을 계기로 지역 내 지지를 하나로 모아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도지사로 입성하는 게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번 결과로 전북 지역 내 ‘기 싸움’에서 밀린 모양새가 됐다.

당초에는 호남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도내출신 유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모양새만 갖춰갈 뿐, 광주 전남 의원들의 지지활동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것.도지사 후보의 잠재적 경쟁자인 유 의원의 ‘바람’을 경계한 것이다.

사실상 전북지역은 내년 도지사 선거 경선의 미리 보는 축소판이었다. 따라서 유 의원의 좋지 못한 성적표가 김완주 도지사의 3선 굳히기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 지사가 내년 선거에 불출마하더라도, 유의원은 가장 강력한 대항마였던 만큼 송하진 전주시장과 정동영·정균환·장세환 전 의원들의 도지사 도전 가능성을 높인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도부 입성이 좌절된 유 의원이 내년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잠룡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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