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갑을'명칭 변경 추진 협력사와 관계개선 나서

최근 남양유업 사태로 ‘갑(甲)의 횡포’가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르면서 유통업계가 ‘갑을(甲乙)’ 관계 재정립에 나섰다.

14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전주점은 ‘갑’과 ‘을’이라는 명칭을 계약서에 쓰고 있지만 앞으로는 명칭 변경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협력사와의 관계 증진을 위해 애로사항 해결창구 이름을 ‘고충상담센터’에서 ‘힐링센터’로 바꾸고 협력사와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관계자는 “협력사는 백화점의 성장을 위한 동반자로서 동등한 파트너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며 “협업부서와 함께 갑을 표현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협력업체와의 계약서류에 들어가는 ‘갑’과 ‘을’을 지칭하는 대상을 아예 바꿔버렸다. 자신들을 을로 하고 협력업체를 갑으로 표현했다.

또한 협력업체가 바이어와 상담 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감안, 항상 5분 먼저 상담실에서 기다리자는 ‘5분 먼저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갑’의 횡포가 사회적인 논란이 되자, 일각에서는 유통업계의 고질적 관행과 구조적 문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약해지면서 제품차별화, 브랜드인지도 제고, 원가 절감 등의 방식으로 영업마진을 확대하려는 노력 대신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협역업체를 쥐어짜고 있다”며 “중소유통업자에게 재고를 밀어내거나 중간 유통공급가를 올리는 업계 관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남양유업 사건은 그동안 당연시 되어왔던 업계의 부당한 거래 관행과 시스템의 일부가 드러난 것”이라며 “관련업계 전반에 걸쳐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경영진의 인식 재고와 개선을 위한 윤리 교육 및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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