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읽어주는 남자 박종관의 노출'

▲ 작품 '나무와 물'

사진은 빛을 담은 그림이다. 박종관은 30여년 전인 의과대학 본과 1학년 때부터 노출과 셔터속도를 맞추어 빛의 역사를 담기 시작했다.

전공의 수련기간 중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자의 상태를 기록했고 그가 근무하는 병원의 주변 환경이 변할 때마다 기록은 계속됐다.

현재까지 지속적인 빛에 대한 기록을 진행하고 있고 사진 동아리인 우리문화시진연구회를 통해서 그 기록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시회를 연다. 2일부터 12일까지 전북도청사갤러리에서 열리는 ‘빛을 읽어주는 남자 박종관의 노출’은 그이 첫 개인전이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의 시간을 기준으로 1~2년 이내 기록했던 사진들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올 봄 비가 내린 뒤 걸었던 여울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물방울, 노출에 따라 그 빛이 달라지는 시골집 어머니 방문 등은 취미로 접한 사진이 시간에 ‘노출’되면서 가지는 깊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또 전주천 돌다리, 전주천과 삼천 합류지점, 남부시장, 중화산동 파스타전문점의 찻잔, 엘리베이터 안, 맥주전문점의 쇼케이스 등 전주시내의 모든 장소와 배경이 그의 기록에 남아있다.

사진에 대한 그의 철학은 확고하다. “빛은 생명의 근원이다. 눈에 보이는 생명을 빛으로 변화시켜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한 수단이 사진이다. 그러나 사진은 때로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아주 다른 빛깔로 탄생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순간순간의 변화를 기록해 역사를 만든다. 오늘이 나에게는 이러한 역사들을 빛을 담은 그림으로 탄생시키는 그 날이다.”(작가 ‘전시서문’) 현재 전북의대 비뇨기과 교수.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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