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데이트

배병옥 하늘자원봉사단 단장

점점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요즘 날씨에 공원과 다리밑에 모인 어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스스로 노인의 쉼터를 찾는 사람들... 이러한 만남 모습엔 대부분 서로 특별한 약속도 기약도 없이 자연스럽게 모였다는 것이다.

바쁘지 않는 손놀림의 여유 있는 부채질로 고즈넉한 정자나무 아래 더위를 식히는 노인들을 보면 이들의 모습은 여유에 더해 평화롭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맞춰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들어설 만큼 경제는 성장하고 문화적인 발전과 함께 더위도 추위도 애써 참을 필요 없이 첨단 기술의 혜택을 쉽게 누 릴 수 있지만 취업대란에 전쟁터라는 표현처럼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이들은 굶주림부터 시작한  역사의 삶의 현장에서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뛰었던 주역들이다.

더 이상 굶주림에 시달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노력했던 세대였기에... 이들의 쉼을 그저 당연한 여유의 쉼으로 평화롭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보이는 것만으로 진실을 알 수 있을까... 지난 14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모 아파트 상가 근처에서 아파트 위층에서 아래로 쓰레기를 던졌다며 70대 노인을 둔기와 주먹 등으로  무자비하게 폭행 하여 전치 7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남성은 주변 시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노인을 계속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약자인 노인에게 그것도 반항조차 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도저히 도덕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건인 것이다.

특히 노인들에대한 폭행의 대부분은 가까운 이웃이나 직계가족에 의한 폭행이 대부분이며 이들은 약자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어야하는 사회적으로 급격한 소외계층이 되고 있다.

 어쩌면 성장만큼의 발전을 하지 못한 복지부분은 한때 이 땅의 주인으로 삶을 전쟁터처럼 살아온 이들을 더욱 서럽게 만들고 설 곳 없는 자리와 오늘날 삶의 언저리를 더듬는 주변인으로 전락하게 만들지는 않았나싶다.

한편으로 나의 미래가 외롭고 암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만 성장과 발달할 것 같은 쫒기는 노예가 되고 있진 않은가 생각해보자. 경제 문화 발달과 성장은 과거를 잊고 현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인간의 편리함과 더불어 사는 안락함을 이어가는 수단이자 산물의 과정을 표현할 뿐이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노인인구는 65세를 기준으로 약 600 만 명 이라고 하고 전체인구의 약11%를 차지하는 비중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저 출산과 만혼의 영향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나이든 후에 자식들과 같이 살겠느냐는 물음에 약75%의 부모들이 독립해서 살겠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즉 여기에는 자식 눈치 보지 않고 살겠다는 의미가 크다.

옛말에 부모는 열 자식을 키워도 열 자식은 한부모를 부양 못한다는 말이있다. 그만큼 우리는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부모는 우리에게 많은 반찬을 싸다가 냉장고에 넣어주고 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맨밥이라도 같이 먹어주는 자식을 바라는 것일지도... 노인은 하늘에서 어느 날 갑자기 떨어 진 게 아니라 이들이 우리의 부모이고 이들로 연계된 가족이고 이어진 현대이다.

가족은 과거와 현대를 나누는 것이 아니고 이어 함께 더불어 공존하고 살아가는 공동체인 것이다.
누구도 세월은 잡을수 없다.

불편한 진실속 노인의 현실을 그저 바라보기 보다는 그들의 삶이 곧 나의 미래이기 때문에 다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더 많은 복지혜택으로 함께 나누고 실천하는 열린 노인의 시대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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