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리 12번째 개인전

이주리의 12번째 개인전 ‘던져짐-살다’가 21일부터 2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 속에는 건장한 근육질의 남성들이 등장한다. 그 모습들은 삶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서로 뒤엉킨 채 밀치고 짓밟기도 하고 부둥켜안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현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다치고 피 흘리며 결국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우리들의 삶 자체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회색 톤의 여러 명의 남성들이 뒤엉켜 있는 모습은 마치 무중력 상태같기도 하고 어머니의 양수 속에서 유유히 떠 있는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여기서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눈앞에 쉽게 드러나는 표정이 아니라, 몸을 통해 드러나는 마음속의 표정이다.

그래서 벌거벗은데다 머리카락 하나 없는 민머리를 선택하고, 피부 톤은 피한방울 흐르지 않을 것처럼 차가운 회색이며, 금방 폭발할 것 같은 근육들이 뒤틀려있다.

어찌 할 바를 모르고 그 몸들 사이를 비집고 숨어버리고 싶어 하는 듯 서로를 의지하는 모습처럼 비추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나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의 군더더기 없는 가장 정직한 모습이다.

이주리는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고, 기계문명의 발달과 획일화된 소통에 의해 소외당하고 있는 인간들은 점점 그 속에서 자신의 얼굴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정체성에 대한 회의와 성찰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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