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방선거 입지자들 간 권리당원 경쟁을 통해 호남 지키기, 전북 사수(死守)의 의지를 확고히 한 가운데 안철수 그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안철수 그룹은 지역 정서상, 전북 텃밭 정당인 민주당과 조직 대결을 펼치기는 아직 무리다. 이 때문에 유능한 인물을 최대한 발굴해 안풍(安風)으로 맞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안철수 그룹은 신당 창당을 목표로 중앙권 인물과 전북의 안심포럼을 통해 인물 발굴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중앙권’ 핵심 인사는 26일 전주를 찾아 전북안심포럼 측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일단 “10월 재보선 가능성과 연관해 호남권을 찾았다”고 말했지만, 정황상 내년 지방선거까지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그룹이 전북 세력화에 적극 나섰다. 안철수 의원은 요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당과 한판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전북에서 인물을 찾고 있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권 자웅을 겨루겠다는, 전조(前兆)다. 정가에선 안철수 신당 또는 안철수 성향 후보가 내년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다수 출마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도지사와 전주시장 선거의 경우 입지자가 넘쳐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 노선과 이념이 안철수 의원과 맞는 인물도 상당수지만 여기에 민주당 권리당원을 확보하지 못한 단체장 선거 입지자들이, 불가피하게 안철수 행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안철수 그룹의 경쟁이 민주당보다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 자천타천 입지자군만 해도 상당하다. 도지사의 경우 장세환 전 국회의원, KDI 유종일 박사, 채수찬 전 국회의원 등이 있다. 전주시장과 익산시장 후보군에는 관료 출신을 중심으로 몇 명 인사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최근 들어선 새로운 시나리오가 정가에 회자돼 도민들의 눈길을 끈다. 이른바 민주당내 도지사 빅4 후보 중 일부가 안철수 행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 빅4는 김완주 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유성엽 의원, 정동영 전 통일 장관 등(가나다순)을 일컫는다.

이 시나리오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승리 여부가 애매모호한 입지자가, 확실한 당선을 위해 민주당이 아닌 안철수 그룹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을 장담하지 못할 경우 3명의 다른 후보 중 상대적으로 약한 인사에게 권리당원 표를 몰아 줘, 그를 민주당 후보로 만든 뒤 정작 자신은 안철수 깃발로 출마한다는 것.물론 이런저런 시나리오 중 하나지만 도지사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입지자가 많은 상태여서, 안철수 행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차기 대선 이전에 “민주당과 안철수 그룹이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는 일반적 관측도 이 시나리오를 확산시키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