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농촌과 함께 살자' 전문가 좌담회

▲ 왼쪽부터 이근석, 김정흠, 박훈, 채성석, 한혁준

본보와 전북의제21 농업농촌분과는 지난 5월부터 친환경농업과 농산물을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도농 상생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공동기획 연재를 시작했다.

그동안 모두 7회에 걸친 현장탐방과 6회의 전문가 기고를 통해 농업에 대한 인식전환과 소비자 역할의 중요성을 살펴봤다.

연재를 마무리하는 순서로 기획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의 좌담회를 마련했다./편집자 붙임  

△사  회 : 도농상생 방안을 주제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전달해보자는 기획의도로 시작된 기획연재 “도시, 농촌과 함께 살자”가 마무리되었다.

△채성석 : 도시를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생명농사를 지으며 깊이 있고 근원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을 소개하고 보여주는데 의미가 있다.

생각 없이 쓰고 버리는 일이 일어나는 사회에서 삶의 내용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좋겠다.

△박  훈 : 도농상생은 현 시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주제 선정이라 할 수 있다. 행정에 소속되기 전 활동에서 농촌분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자는 것은 결국 전라북도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로 볼 수 있을 것이고 기존의 농업문제보다는 포괄적으로 정리된 것 같다. 다만 생산자 뿐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에서도 조금 더 자세히 접근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혁준 : 2005년 한살림에서 한가지 품목을 정하는데 1년이 걸렸었다.

전국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겪었는데 생산과 소비가 하나라는 명제를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경험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다.

이처럼 농업의 문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서 함께 풀어나가는 경험이 필요하고 이러한 과정이 축적되면 제도화가 되는 것이며 사회 속으로 전파되는 것을 깨달았다.

도시와 농촌이 만나는 지점을 연습하고 실천해간다는 면에서 이번 기획연재에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사  회 : 소비자들이 농촌과 함께 하는 직거래 방식에 대해 논의해보자.△채성석 : 먹을거리에 대한 결정권은 소비자에게 있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이 상인들에게 맡겨져 있는 구조이다.

지나친 표현일 수도 있지만 도시라는 감옥에 갇혀있는 소비자들에게 다른 길을 열어보이고 시스템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두운 하늘에서도 한줄기 밝은 빛이 보이 듯이 선택 권한이 없는 소비자들에게 기존의 틀이 아닌 직거래 방식 등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소비자조직을 만날 수 있는 실마리를 조금씩 마련해나가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한혁준 : 도시와 농촌이 직거래를 매개로 만나는 데 있어서 일상적 구조는 가격결정이다.

한살림은 시중가와 생협가격이 30% 이상 차이가 날 때 변동가격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풀어나가는 방식은 상호간의 입장을 듣고 간격을 좁혀오는 과정인데 요즘에는 생협조차도 서로 간의 입장이 조금씩 더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처럼 직거래와 계약재배의 구조 또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생산에서 소비까지 시장에 맡기지 않는 구조를 하나씩 만들어보고 참여해가는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시작은 어떠한 품목을 매개로 공동체가 함께 만날 수 있어야 하겠고 어느 한쪽의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 간의 선택과 합의를 연습해나가는 차원에서 직거래 계약재배가 의미있다고 본다.

물론 서로 간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 '도시, 농촌과 함께 살자" 전문가 좌담회가 2일 전북의제21추진협의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정흠 : 직거래 관련해서 로컬푸드나 다양한 행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농산물의 약 65%는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고 생협이나 지자체 등에서 진행되는 온갖 직거래 등을 다 포함해도 2%정도의 통계밖에 잡히지 않는다.

대기업이 대형유통을 점유하고 저가로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 바로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농업의 현실이다.

과연 이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충남이나 완주군, 또 지역 각지에서 시작하고 있는 크고 작은 로컬푸드와 직거래 방식들은 사고의 전환이라 할 수 있고 매우 유의미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생산, 유통, 판매 등이 농민 개별화되어있고 다양한 사례의 보편화가 부족하므로 이런 부분을 농업농촌분과나 기획연재 등을 통해서 정책대안과 비전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박  훈 : 자연스럽게 앞으로의 방향을 짚어보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슬로시티 등 사회학적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에도 지역의 인력문제, 농촌의 활성화 등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는 중이다.

기존의 경제적 성과를 중시하는 사업과는 달리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고 공동체 중심의 활력을 도모하는데 목적을 두고 주민들과 함께 노력하는 방향은 도농상생의 가치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특히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다보면 소비자와 생산자 외에도 다양한 접근 분야가 있는데 이 범위를 넘어가지 못하는 것 같다.

농사짓는 어르신들의 삶을 폭 넓게 바라보아야 하고 생명농업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것을 너무 내세우기 보다는 도시와 농촌이 만나 교류하며 신뢰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종합적으로 이야기되어야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채성석 : 직거래를 넘어 생산체계의 기본전제는 기계 즉,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석유시대가 끝났을 때 어떤 기술로 농업을 지속할것인가. 이것은 친환경농업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삶의 질을 높이는 원천이 무엇인가를 살펴봐야한다. 지난 5천년의 역사를 비추어보면 그 속에 길이 있을 것이다.

△사회자 : 도농상생의 길에 요구되는 사항과 농업농촌분과의 역할은?

△채성석 : 답은 분권이다. 개인에게 결정권을 돌려줘야한다. 이것은 자유가 뜻하는 것은 아니며 이런 가치를 논의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조의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모순을 명쾌하게 꿰뚫어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을 통해 미래세대가 그들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분과위원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간단하게는 학교 아이들에게 오줌통을 나눠주고 이것을 비료로 사용한다던지 하는 화석연료 없는 농업의 시범사업 등이 있을 것이다.

또한 전라북도 곳곳의 농업 현장을 찾아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현장을 보면 그들의 삶이 보이는 것이다.

△박  훈 : 농촌을 도시민들의 휴식이나 먹거리 생산 공간으로만 인식하는 것이 팽배하다. 문화나 교육부분 등의 다양한 공간으로 사례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겠다. 또한 기록하고 자료로 잘 남기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전라북도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100가지”등을 정리해본다거나 지역의 자산인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자료도 좋을 것 같다.

정책적으로는 열린 구조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생각과 방향성이 다르더라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할 수 있어야한다.

특히 지역에서는 욕구가 있더라도 건강성이 담보되지 않아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데 광역에서 전략적인 자리들로 채워나가야 한다.

소통의 논의 구조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의제를 정리해가보자. △한혁준 : 매개는 먹을거리로 농산물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기본적 목표라고 본다.

생협 내의 활동을 제외하고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보지 못했다. 만나는 자리를 열어줘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문화적 측면으로 봐도 먹을거리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다.

전통적인 절기행사 등은 다 먹을거리와 관계있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만남을 통해서 더 많은 생태적 가치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흠 : 도농교류의 핵심은 문화공간의 확장이라고 본다.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다고 하는 농촌도 구체적인 공동체상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몇 년 간의 맥이 끊어진 것 뿐, 사장 되었던 문화를 복원해내는 것이 노인복지를 포함한 농촌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점이다.

그리고 도농교류를 통해 도시민들이 보고 느끼고 그 속에 파생되어져있는 먹을 것에 대한 공통성과 소중함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조미정 부장

△사  회 : 기획연재를 통해서 생명농업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친환경농업에 관한 현장을 돌아보았다.

오늘 종합정리 좌담의 자리에서는 도농상생의 방안으로 직거래의 의미와 방식에 대해서 논의해보고 교육, 문화적 차원까지 접근해보았다.

이 자리를 계기로 시군에서, 작은 마을 단위에서 더 많은 논의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일시 : 2013년 9월 2일(화) 10시 ○장소 : 전북의제21추진협의회 회의실 ○사회 : 이근석 전북의제21농업농촌분과위원장 ○참석 : 김정흠 임실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박  훈 전라북도 삶의질정책과 슬로시티 담당 채성석 전북친환경생산자연합회 정책위원장 한혁준 한살림전북생협 상무이사 ○정리 : 조미정 전북의제21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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