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택 사진전 '어부바'

2000년대 대한민국 정치사회사의 가장 뜨거운 현장에 있었던 사진작가 노순택 사진전 ‘어부바’가 지난 31일부터 서학동사진관(관장 김지연)에서 시작됐다.

노순택 작가는 2002년 6월 미군 장갑차 여중생(효선, 미순) 압사 사건,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2004년부터 시작된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시위, 2009년 1월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자 고공농성, 연평도 포격과 강정 해군기지 반대 운동까지 함께 울고 함께 분노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시간과 공간을 포착해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 ‘어부바’는 제목부터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어부바’는 우리가 예전부터 아이를 기르면서 아이가 떼를 쓰거나 보채면 등을 내밀며 밥 먹듯이 하던 친숙한 말이다.

하지만 작가의 진짜 의도는 부제에 있다. ‘짐을 업으라!’.   “나는 아이가 행복의 원천이라거나, 낳아봐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거나,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따위의 낭만적인 말들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낭만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단 말인가. 아이는 지독한 현실이다. 지독하게 달라붙고, 지독하게 웽웽거리는 현실이다. 개인적인가. 아니 사회적이다.

국가와 자본이 한 입으로 두 말 해가며 예나 지금이나 지독한 관심을 갖는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아이는 ‘짐’이다. 부모와 사회를 향해 왕처럼 앵앵댄다. “짐을 업으라! 나눠 업으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시는 10월 6일까지.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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