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한옥마을 문화시설을 이원화해 차등 관리하는 방안을 시의회에 상정했다고 한다. 수익이 발생하는 시설은 내년부터 아예 지원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예산 지원의 중단은 차치하고, 문화시설을 수익 여부로 분류하는 근거가 불분명하다. 또 한옥마을의 상징인 전통문화관을 분리해서 관리한다고 하니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전주시가 설립한 한옥마을내 문화시설 대부분이 오는 연말에 위탁이 만료된다고 한다. 그동안 문화법인 등에 위탁 관리했던 시설들이다.

전주시는 내년에 새로 위탁하는 과정에서 전주공예품전시관, 한옥생활체험관, 전주전통문화관 등은 수익시설로 분류해 지원을 중단키로 한다는 것이다.

최명희문학관과 술박물관 등은 지원시설로 분류해 현행대로 지원을 지속하는 방안이라고 한다. 특히 전통문화관은 시설 용도에 따라 한벽루와 화명원, 경업당은 수익시설로 분류해 보조금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음식 판매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급자족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같은 공간에 있는 한벽극장은 한옥마을 시설관리가 주업무인 한옥마을사업소가 직영한다고 한다. 한벽극장은 원래 전통문화관에 포함된 부속 공연시설이다.

시의회에서 수정안을 요구한 상황이지만 이같은 방안에 대해 문화현장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문화예술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행정 편의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조금 지원이 끊기고 수익 시설로 운영될 경우 부작용은 불 보듯 뻔하다.

민간업소와 경쟁을 하게 되고, 프로그램도 부실해진다. 종사자들의 처우 또한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한옥마을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문화시설은 공적 기능 수행의 필요성에 따라 마련된 것들이다.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들 시설들이 오늘날 한옥마을의 활성화에 기여한 바도 크다.

사적 공간으로 전락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송하진시장은 전주시의 문화정책이 현장의 정서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을 흘려 듣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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