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원 남원시의원 5분 자유발언

남원시의회(의장 김성범) 강성원의원은 16일 제184회 임시회를 통해 5분 자유발언을 했다.

강 의원은 지금으로부터 416년 전인 1597년 8월 16일 우리 남원은 아비규환의 전쟁터였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가을단풍이 울긋 불긋 멋을 부리고 있지만, 그 당시엔 붉은 단풍대신 붉은 피가 내를 이뤄 성안에 흘러 내린 가운데, 남문, 동문, 서문이 차례로 무너지자 북문으로 몰리게 된 남원성내 민․관․군 만 여명 은 한가위 휘황한 보름달 아래서 최후의 일전으로 마지막 한 사람까지 항전하다 장렬하게 순절했던 슬픔과 애환이 서린 곳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오늘날 우리에게 남원성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남원성 4대문은 겨우 지명으로 남아있고 돌비석으로 그 흔적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며, 모두 일제시대에 파괴되고 철거돼, 도로나 기차가 정차하는 역사(驛舍)로 그 형체가 사라져 갔고 그렇게 잊혀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 가슴에 만인의총은 그냥 조금 큰 무덤일 뿐이고 만인의사는 그냥 먼 옛날의 전설에 불과하며, 도로 한 귀퉁이를 겨우 차지하고 있을 뿐,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은 남원성터를 바라보고 있으면, 오늘 우리가 만인의사와 만인의총을 대하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우리를 침략했던 왜장들의 고향에는 고풍스러운 성채들이 우람하게 도시 한 가운데를 점령한 채, 우뚝 우뚝 서있는 것을 볼 수 있어 너무 대조적 이라며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가등청정(가토기요마사),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통틀어 가장 악명이 높았던 왜장이었고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을 함락시켰던 장본인이기도 한 이 사람의 본거지 구마모토시에는 오사카성, 나고야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의 하나라는 구마모토성이 떡하니 도시를 껴안고 있는 상태다.

또 성의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외관에서 풍기는 고풍스러운 이미지로 인해 한국인 관광객들이 매년 수없이 다녀가는 관광명소가 돼 있어, 남원성 전투의 역사성의 재조명에 있어 남원은 너무 뒤 떨어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하신 만인의사를 모셔놓은 만인의총은 국가의 무관심 속에 전라북도에서 관리하고 있을 뿐 호국정신으로서의 그 정체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채, 역사 속에서 표류하고 있는데 반해 그 침략의 원흉은 도시 한 가운데, 웅장한 성을 조성하고 그 후손들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며 성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음을 직시할 때 남원의 현실은 너무 절망적이라고 토로했다.

강 의원은 남원성 전투처럼 민관군이 합심해, 최후의 1인까지 항전하다 순절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국난극복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만인의총의 보존과 관리를 국가차원으로 확대 관리해, 그 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귀감이 되도록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기피해온지 오래여서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절대 절명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문화재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칠백의총은 규모나 관리측면에서 만인의총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잘 가꾸어져 있어, 중앙정부가 칠백의총은 국가관리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만인의총은 여러 이유를 핑계로 전라북도가 관리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취지에 맞다 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데, 무슨 사유로 우리 만인의총은 이런 홀대를 받게 됐는지 참 안타까운 심정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보다 못한 남원사회봉사단체 등 시민단체들이 만인정신의 국가 정신화를 표방하고 만인의총을 국가관리로 승격시키기 위해 만인정신 계승 범시민대회를 개최해온지 오래로 십 여 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마음 아파했다.

강 의원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만인의총 국가관리 등 관련 제반 문제를 시민단체에만 맡겨놓고 있는 남원시의 행태를 꼬집었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로 동분서주 하는 것도 좋지만, 역사를 바로세우고 시민들에게 만인의사의 정신을 바로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계 중앙부처에 만인의총 국가관리의 당위성을 당당하게 요청할 것을 주문 했다.

또 만인의사 추모 역사공원 조성사업도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 그 타당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중앙부처에 도움을 요청해서, 남원성 복원과 4대문 복원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남원시차원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준다면 중앙부처를 설득하는데 배가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건의했다.

강 성원의원은 “왜적들을 막기 위해 온몸을 바쳐 순절하신 만인의사의 호국영령들을 다시 부활시키는 일이야 말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후손들의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만인의총 국가관리 전환과 만인의사 추모 역사공원화사업은 시민단체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 남원시의 막중한 의무이자 책임임을 자각하고 이제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행정, 시민 모두가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남원=장두선기자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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