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맑은 물 사업소 수도 계량기 교체 이후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에 사는 오모(34∙여)씨는 최근 수도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수도요금의 5배가 넘는 금액이 청구돼 날아든 것. 오씨는 “3가구 합쳐서 평균 8만원 정도 나오던 수도요금이 갑자기 40만원이 넘게 나왔다”면서도 “하지만 현재까지도 요금이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오씨의 건물에는 3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수도사용내역서를 살펴본 결과 최근 1년간 한달 평균 적게는 50톤에서 70톤 정도의 물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사용량은 갑자기 폭증해 243톤을 기록했고, 12월에는 134톤, 올해 1월에는 159톤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 같은 요금 폭탄은 시기적으로 사전 고지 없는 전주시 맑은물사업소의 수도계량기 교체 이후 날아든 것이라 오씨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오씨는 “지난해 검침원으로부터 계량기를 교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이 같은 요금이 부과됐다.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사업소 측의 실수가 원인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문의했지만, 사업소 측은 대답을 회피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수십 차례에 걸친 전화문의에도 돌아온 것은 사업소 측의 부실한 응대뿐이었고, 오씨는 결국 직장을 쉬고 직접 사업소를 방문했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오씨의 사업소 방문 이후 청구된 수도요금이 3만원으로 대폭 줄었다는 점이다. 오씨는 “사업소를 다녀온 이틀 뒤 직원이 집을 찾아왔고, 그 달 요금은 평소보다도 확 줄었다”며 “정황상 사업소 측의 착오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맑은물사업소 측은 해당 수도요금 고지서와 관련해 계량기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씨의 집은 3가구가 한 개의 계량기를 쓰는 형태로, 이중 누수가 있었던 1가구가 수리를 한 것으로 추측된다는 설명이다. 사업소 관계자는 “보통 8년에 한번씩 계량기를 교체하는데 일반 주택의 경우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으면 공지 없이 교체를 진행하기도 한다”며 “오씨의 경우 교체 이후 재 방문해 점검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민원 대응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보다 친절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명수기자 kms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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