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에서 출생한 자녀들은 피부색, 생김새, 문화, 인종의 차이와 편견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여 사교육뿐만 아니라 공교육에서도 소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학교폭력 문제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다문화 가정 학생의 따돌림 현상으로 국가인권위 조사를 보면 42%가 우리말 발음이 서툴러 따돌림을 받고, 25%는 피부색 때문에 놀림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59%나 되는 아이들은 친구 한 명 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 학생의 경우 집단 따돌림을 경험하는 주된 이유는 ‘잘난 척해서(29.4%)인 반면,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그 성격상 특성과는 무관하게 다문화가정의 자녀라는 이유로 ‘엄마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서, 태도와 행동이 달라서, 외모가 달라서’라는 이유로 따돌림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경우에는 이렇게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결정된 요인 또는 본인의 노력에 의하여 해결될 수 없는 이유로 집단따돌림을 경험하기 때문에 큰 정서적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다문화가정 자녀 취학실태를 보면 초․중․고교 평균 재학율이 82% 수준에 머물고 있고, 특히 고교 재학율은 일반 학생들보다 무려 22%나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청소년기 아이들의 탈 학교율은 범죄나 비행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크다.

이들이 적절히 사회에 통합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소외된다면 궁극적으로는 소외집단의 크기가 커지면서 다인종 국가에서 발생하는 인종 갈등 내지 사회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대부분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 적응에 힘들어하는 것은 언어문제로 일반 학생들처럼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권 교육에 편입되다 보니 수업을 따라가기 벅차다.

자연히 성적은 나빠지고 학업에 흥미를 잃게 되며 게다가 일반 학생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학교생활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포용하고 교육과 사회취업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향후 우리 치안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선진 외국의 경우 이민자나 그 자녀들을 어학코스를 밟게 하거나 학교 안에서 특별반을 운영, 집중 교육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이를 통해 이민자와 자녀들은 언어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한다.

현재 수도권에서 일부 시행되고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재정 형편의 어려움 등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특화된 교육제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의 재정적 지원 등을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만을 위한 대안학교나 정규학교 내에 맞춤형 학급을 만드는 등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우리 사회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적극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속적인 다문화가정 자녀의 취학 증가로 이들이 학교 내 차별과 집단 따돌림, 폭력에 노출될 우려가 높은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 교육계 등 전방위적 역할 정립이 필요하며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다문화가정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으므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폭력과 집단 따돌림으로부터 자유롭고 올바른 교육과 문화를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박찬열 전주완산경찰서 외사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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