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현장 찾아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실종자 찾기 '악전고투'

"선박에 갇혀 있는 아이들을 구출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부족한 구조의 손길에 보탬이 돼야겠다는 급한 마음으로 현장에 달려갔습니다"세월호 실종자를 찾기 위해 사고지점인 진도해상을 찾았던 군산 민간 잠수부들(윤기덕, 안길필, 김종훈, 조정현)을 23일 만나봤다.

이들에 따르면 바다 속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 이들은 사고가 난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침몰한 세월호에 생존해 있을지 모르는 실종자를 찾기 위해 악전고투(惡戰苦鬪)를 벌였다. 세월호 침몰 해역은 4년 전 천안함이 침몰한 서해 백령도 해상보다 훨씬 더 위험한 곳이었다.

하지만 '한명이라도 구해야 한다'는 사명으로 칠흑 같은 바닷속에서 거센 조류와 사투를 벌이며 6일간 밤낮없이 수색 작업에 동참했다. 체력은 고갈되고 탈진 증세도 동반됐다. 바다에 한 번 들어갔다오면 충분한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두발 뻗고 제대로 쉬지도 먹지도 못했다.

선체 내부와 연결하는 가이드라인이 이들의 손에 의해 설치됐고 시신 13구도 인양하는데도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강행군 끝에 얻은 성과였다. 윤기덕 군산스킨스쿠버연합회장은 "시야확보도 안되고 조류도 강해 지금까지 한 작업 중에 가장 힘들었지만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생사를 모르는 자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를 생각하니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 생존자를 구하지 못한 게 죄송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안길필 한국해양구조협회 전북지부 군산구조대장은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승객들을 구하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정신력으로 버티며 수색작업을 했다. 시야확보도 전혀 안돼 손으로 더듬고 다녔다. 해상의 조류는 생각보다 훨씬 셌다. 착용한 장비가 벗겨져 나가거나 떠내려갈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장에 해경과 해군 등 수백명의 베터랑 잠수부들이 투입됐는데 왜 구조작업이 지지부진했느냐는 질문에는 "1분 1초가 급한데 물속에 들어갈 수가 없어 답답해 미칠것 같았다"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몸으로 직접 느끼는 해상 조건은 최악이었다"고 안타까웠던 심정을 드러냈다. 이들 군산 민간 잠수부들은 현장에서 돌아왔지만 육체적 정신적인 면에서의 후유증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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