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퇴치를 위해 회식비 1%만 기부합시다










“기아퇴치를 위해 회식비 1%만 기부합시다.”

최근 평범한 시민들이 주축이 된 ‘1% 희망클럽’이
결성되는 등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대학의 한 교수가 벌이는 ‘기회운동(가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주대 법학과 이병훈 교수(59)가 주도하는 ‘기회운동’은
기아퇴치를 위해 회식비 1%를 헌금하자는 취지. 십시일반으로 ‘다수가 모이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또 몇 천원이 우리에겐 적은 돈이지만, 전 세계의 빈곤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현재 유엔무역개발회의가 추산하는 기아 인구는 8억4천만명 정도. 매일 2만4천명이
굶어죽고, 7초에 한명꼴로 어린이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남부 아프리카의 경우 1만2천원(10달러) 정도면 어린이 한명에게 한달 동안 매일 두 끼니를
제공할 수 있고, 2만4천원(20달러)으로는 일가족 다섯 명이 한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구입이 가능하다.

이 교수가 ‘기회운동’을 주목한 것은 흥청망청 끝내버리는 회식문화에 의미부여를 해보자는 것이 이유. 이런 발상도 친구들과의 회식자리에서 시작됐다. 이 운동의 명칭에 담긴 ‘기회’라는
뜻도 매우 복합적이다. ‘도움받는 사람에게 생존을 위한 기회’가 되고, ‘도움주는 사람에게는 좋은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

“우리나라처럼 회식자리가 많은 나라도 드문 편입니다.
하지만 회식이라는 것이 대부분 밥 먹고 노래방 가는 식으로 그치기 마련이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보자는 생각에서 저부터 실천했습니다. 회식비의
1%면 고작 몇 천원 정도에 그치지만, 이렇게 작은 돈도 누군가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다면 보람있는 일이겠지요.”

이 교수가 그 동안 모금한 금액은 10만원선. 아직 작은 금액이지만 이 교수에게는
‘황금’ 못지않다. 이 교수는 매일 이 돈을 꺼내놓고 쳐다보는 것이 새로운 습관이 됐을 정도. 또
꼬박꼬박 노트에 기록하면서 공개할 날을 기다린다.

아직 홈페이지가 개설되지 않아 투명하게 공개할 수는 없지만, 모금된 원금은 절대
손대지 않을 생각. 또 모금액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경비도 전액 자신이 부담할 계획이다.

회원은 아직까지 이 교수와 아내인 고병순여사(52) 단 둘뿐. 가까운 이웃들과
공감대를 넓히는 일부터 식당업주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겠다는 생각까지, 이순을 코앞에 둔 이 교수에게 ‘기회’는
‘청춘’을 선물로 안겨줬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일이 이렇게 즐거울 줄은 몰랐다.
이 운동이 전세계 인구 60억 중의 하나인 작은 ‘나’로부터 출발했지만, 지구촌 모두가 동참해 굶주림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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