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김남일 우승 소감 밝혀 "코칭스태프 등 열정 때문 가능" "처음 우승 실감나지 않아"

프로축구 전북현대의 우승에는 두 베테랑의 헌신도 한몫했다.

이동국(35)과 김남일(37)은 12일 전북 완주군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의 통산 세 번째 우승 소감과 함께 올 시즌을 돌아봤다.

2009년부터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은 이동국은 2009·2011년에 이어 올해까지 팀의 세 차례 우승에 모두 기여했다.

부상으로 올 시즌을 접었지만 13골로 득점부문 1위에 올라있는 전북 공격의 핵이다.

김남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두고 고민하다가 전북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고, 노련한 운영과 거친 몸싸움으로 전북 허리진의 중추 역할을 했다.

9월과 10월에는 골맛까지 보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이 김남일 개인에게는 첫 우승이다.

이동국은 "세 번이나 우승을 할 줄은 몰랐는데 현실이 됐다.

함께 고생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 분들이 모두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나는 부상을 당했지만 남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것 같다.

행복하다.

남은 일정도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남일은 "처음 하는 우승이다. 제주전이 끝나고 우승을 확정한 후에 선수들끼리 끌어안고 좋아하기는 했는데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15일 포항과의 경기가 끝나면 실감이 날 것 같다"며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은 행복지수를 묻는 질문에 나란히 "100"이라고 답했다.

이동국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포항전에서 100이 될 것 같다.

가슴의 별 2개가 허전했는데 3개가 있는 유니폼을 입고 뛴다면 102%가 될 것 같다"며 "우승을 축하하는 자리에 전주 팬 분들께서 많이 와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김남일도 지체 없이 "100이다.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않았지만 매 순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인생에 있어서 이런 날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종목을 불문하고 노장 선수들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상당하다.

자신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느끼는 부담감은 훨씬 크다고들 한다.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이동국은 "팀이 잘 될 때에는 부담이 없지만 연패에 빠지거나 하면 괜히 '나이 든 선수들 때문이지 않을까'하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든다"며 "우승을 했지만 분명히 위기도 있었다.

그때마다 많은 부담을 가지면서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남일은 "선수는 가장 힘들 때가 경기장에 못 나갈 때이다. 나이 먹은 선수들은 상실감이 더 크다"며 "부상도 있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나름대로 진로에 대한 생각까지 했었다.

그런 면에서 잡아준 감독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만약 잡아주지 않으셨다면 나는 그저 그런 선수로 남았고, 그냥 선수 생활을 끝냈을 것이다"고 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내년 목표를 묻자 리그 2연패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제패에 무게를 뒀다.

전북은 2011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만족했다.

이동국은 "2011년에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지 못했고, 그때의 기분을 잘 안다. 다른 나라의 팀들이 외국인선수 영입에 많은 투자를 한다.

예전보다 쉽지 않아 진 것이 사실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며 "내년에는 우승에 도전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일은 "나는 아직 우승컵을 들어본 적이 없다. 올해에는 K리그 우승의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다. 내년 걱정은 내년에 하고 싶다"고 했다.

이동국은 국가대표 공격수 후보 중 한 명이다.

부상으로 중동 원정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회복 후, 컨디션에 따라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동국은 "아시안컵에 대한 부분은 몸 상태를 보고, 회복을 봐야겠지만 회복되더라도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면 대표팀과 나에게 모두 득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최상의 컨디션일 때, 가는 게 대표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02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인 김남일은 A매치 98경기에 출전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을 법하다.

김남일은 "대표팀은 내려놓은 지 오래 됐다. 주위 분들이 아쉽지 않느냐고 묻는데 개인적으로 아쉽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이제 내 위치는 대표팀이 아니다.

뒤에서 후배들과 한국 축구를 응원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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