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자 바이올리니스트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참가해 화제를 모은 바네사 메이(36)가 올림픽 출전 자격을 조작한 것이 들통나 4년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산하 청문위원회가 지난 1월 18~19일 슬로베니아 크르바베츠에서 열린 4차례의 대회전 경기 결과가 조작됐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12일(한국시간) 밝혔다.

FIS는 메이에게 4년간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는 4년 동안 FIS 공인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메이의 출생지는 싱가포르다.

영국에서 자란 메이는 영국 시민권도 보유하고 있다.

여전히 태국 국적도 유지 중이다.

태국올림픽위원회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아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메이는 태국올림픽위원회가 예외적으로 이를 적용해 태국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메이가 소치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추려고 나선 대회에서 조작이 이뤄졌다.

당시 FIS 포인트 랭킹에서 500위권 이내 선수가 한 명도 없었던 태국은 알파인스키 회전과 대회전 종목에 남녀 선수 각각 1명씩을 출전시킬 수 있었다.

이 출전권을 얻기 위해서는 FIS가 인정하는 국제 대회에 최소한 5개 이상 출전해 평균 140점 이하의 FIS 포인트를 쌓아야 했다.

FIS는 순위가 높을수록 낮은 포인트를 부여한다.

크르바베츠에서 열린 대회는 메이가 올림픽에 출전하는데 필요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대회였다.

FIS는 "대회는 메이의 매니지먼트사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FIS는 "청문위원회는 이 대회의 4차례 여자 대회전 레이스 결과가 조작됐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 대회 결과로 주어진 포인트, 특히 메이에게 주어진 포인트는 대회 참가자들의 실제 성적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나 존재하지 않는 선수가 포함된 것이 증거로 지적됐다.

청문위원회는 레이스 도중 넘어진 선수가 10초 이상 단축된 것으로 보이는 기록으로 2위에 오른 것도 조작의 증거로 제시했다.

이 대회로 출전 요건을 갖춘 메이는 아버지의 성을 딴 바네사 바나코른이라는 이름으로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다.

태국 여자 선수로는 첫 올림픽 스키 종목 출전이었다.

당시 그는 대회전에서 최하위인 67위에 그쳤다.

당시 대회를 두고 슬로베니아스키협회에서 대회 결과가 조작됐다는 것을 파악하고 조사 끝에 관련자들에 대한 제재를 내렸고, 이를 FIS에 전달하면서 이번 징계로 이어졌다.

메이 뿐만 아니라 대회 조작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이는 관계자들도 함께 징계를 받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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