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지명타자 부문 수상 역사상 최다 수상자 등극

'영원한 국민타자' 이승엽(38·삼성)이 생애 9번째 황금장갑을 꼈다.

이승엽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승엽은 전체 유효표 321표 중 301표를 얻어 12표에 그친 홍성흔(두산)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남들 한 번 받기도 힘든 골든글러브를 9차례나 가져간 이승엽은 한대화와 양준혁(이상 8번)을 넘어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등극했다.

이승엽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다.

이후 일본 무대로 자리를 옮긴 이승엽은 복귀 첫 해인 2012년 지명타자로 건재를 과시하더니 올해 다시 한 번 황금장갑을 가져갔다.

이승엽은 올 시즌 타율 0.308,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진으로 '한 물 갔다'는 혹평까지 받아야 했지만 올해 골든글러브로 완연한 부활을 알렸다.

50홈런 고지를 밟은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279표)는 3년 연속 1루수 부문 타이틀을 독점했다.

201안타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쓴 서건창(넥센·279표)도 2년 만에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로 복귀했다.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유격수 강정호(넥센)도 큰 선물을 받았다.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 40홈런이라는 대업을 달성하면서 305표를 쓸어 담았다.

올해 최다 득표다.

3루수와 포수 부문은 얼굴이 바뀌었다.

터줏대감으로 꼽히던 최정(SK)과 강민호(롯데)가 부진한 사이 박석민(삼성·162표)과 양의지(두산·118표)가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동안 수준급의 성적을 내고도 매번 최정의 벽에 막혔던 박석민은 초등학교 시절 은사의 이름까지 거론하는 등 애절한 수상 소감으로 미소를 자아냈다.

신혼여행을 떠난 탓에 현장을 지키지 못한 양의지는 영상 메시지로 소감을 대신했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넥센 외국인 선수 앤디 밴헤켄(278표)이 차지했다.

밴헤켄은 선발 20승의 문을 다시 열며 릭 밴덴헐크(삼성·34표)를 제쳤다.

외국인 투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2009년 아퀼라노 로페즈(당시 KIA) 이후 5년 만이다.

세부 포지션에 관계없이 상위 세 명만이 수상하는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최형우(삼성·230표)와 나성범(NC·216표), 손아섭(롯데·203표)에게 돌아갔다.

0.356의 고타율과 31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최형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나성범은 NC 다이노스 최초의 수상자로 이름을 남겼다.

나성범은 올해 타율 0.329, 홈런 30개, 101타점을 기록하며 팀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데 기여했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은 4년 연속 외야수 부문 한 자리를 차지했다.

손아섭은 팀의 부진 속에서도 타율 0.362, 175안타로 활약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두산 베어스 민병헌(79표)은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높은 진입 장벽에 막혀 첫 수상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인 넥센은 총 4명으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했다.

삼성이 3명으로 뒤를 이었고 두산과 NC, 롯데가 각각 1명씩을 기록했다.

반면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는 빈 손으로 잔치를 마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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