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현 정치부장

2014년 송년호 제작으로 분주한 시점에 대형 정치 뉴스 2개가 터졌다.

정세균의 전당대회 당권 불출마, 정동영의 탈당 및 신당 합류 가능성 등이다.

정세균-정동영은 전북 지역구를 떠나 있지만 전북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도민들의 관심이 많고 실제로 이들의 결정과 거취는 호남 그리고 야당 전반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정-정은 전북 출신의 양대 정치 거목이다.

양자는 정치 입문 이후 협력과 경쟁, 갈등과 대립 등을 통해 각자의 힘을 키워왔다.

최초의 10년은 동지이자 협력 관계 그리고 그 이후 10년은 갈등과 대립 관계다.

양자와 그 지지자들 사이에 쌓여 있는 감정적 앙금은 쉽게 해소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르렀다.

아쉬운 대목이다.

그 아쉬움은 전북이 당권에서 멀어지는 계기가 됐다.

 2010년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둘이 힘을 모았다면 전북 정치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을 것이다.

협력했다면 당권은 당연히 정-정 중에서 한 명이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정 대결 결과, 어부지리한 손학규 체제가 구축됐고 전북은 지도부에서 점차 멀어져갔다.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지금이라도 양 자가 최대의 파워를 가질 수 있는 방안과 전략을 찾아야 한다.

 SK는 2.8 전당대회 당권 불출마 선언을 통해 선당후사를 실현했다.

불출마의 실질적인 원인이 무엇이었든, 불출마 고심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지지자들이 출마를 요구했을 것이며 SK 정도의 힘이라면 판을 뒤집어볼 전략가도 주변에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불출마를 선택했다.

그래서 당 지지자들은 전당대회 이후 SK를 다시 무대로 불러낼 가능성이 커졌다.

전당대회 이후 당이 잘 흘러간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당은 분당 위기에 휩쓸리게 되고, SK는 내년 후반 다시한번 당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다.

 DY는 당 대표와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당에서 탈당 수순을 밟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원로와 중진들이 탈당을 말리고 있지만 DY의 선택은 이미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선택은 불가피한 것 같다.

현재 친노 중심의 새정치연합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가. 차기 킹메이커 역할을 하기도 애매하다.

DY그룹을 국회의원 총선에서 다수 세력으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대선 패배 이후 그는 국민 특히 서민의 눈물을 닦는 행보를 이어왔다.

차라리 제3신당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소신을 펼치는 쪽으로 마음이 끌렸을 수 있다.

   2017년 대권 가도까지 내다보면 정-정은 2%가 아닌 20% 정도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기회는 한번 더 있다.

20대 국회의원 총선이다.

2015년 모든 힘을 다 쏟은 뒤 2016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경쟁해야 한다.

야당의 정세균, 제3당의 정동영은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걸고 경쟁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내공을 쌓은 뒤 범야권 통합대권 결전에서 멋지게 마지막 승부를 펼쳐야 한다.

그 때까지 정-정에게 주어진 시일은 30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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