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공간 25주년 기념 초대전 강용면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사람이다 우진문화공간 25주년 기념 초대전 강용면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사람이다.

세계이다’展 -사진 있어요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다며 진땀 흘리는 한 작가가 있다.

그가 만드는 작품 속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미워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공존한다.

사람과의 인연이 가장 어렵지만 그래서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세계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작가. 소통하며 살아가는 과정을 사랑하는 작가. 그가 바로 대한민국 대표 조각가 강용면(58)이다.

우진문화공간이 문화사업을 시작한 지 25주년을 맞아 강용면 기념초대전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사람이다.

세계이다’展을 마련했다.

이번 초대전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2005년 이후 고향 전북에선 단 한차례의 전시도 선보이지 않았던 강용면 작가의 귀환을 알리는 전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선정한 올해의 우수전시로 꼽힌 그는 전국을 순회하며 작품을 선보였고 가는 곳마다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돌아온 고향에서의 전시가 기쁘기보단 부담된다는 그는 “고향의 평가는 언제나 날 긴장시킨다”며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전시보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삶을 관통하는 작품관을 집대성한 작품들만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고은 시인의 연작시 ‘만인보’에서 영감을 얻은 ‘현기증’, 한국의 전통성을 표현한 ‘불안’, 스마트한 기기들에 사로잡힌 인간상을 담은 ‘중독’까지 작가가 추구해 온 가치관이 담긴 작품들이다.

15m가 넘는, 1만5천명의 각기 다른 얼굴들이 촘촘히 박혀 장엄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현기증’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다.

사람과의 인연에 언제나 상처받는 나약한 인간이지만 그렇기에 다시 사람과의 관계에 흡수돼 세계를 형성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봐 온 사람들을 담았다.

‘현기증 Ⅱ’는 세월호 사태 이후 사라져버린 사람의 존엄성을 얘기한다.

수 많은 기와지붕들이 까만 점처럼 보이는 ‘불안’, 기계에 갇혀 종속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어지러운 정신세계를 표현한 ‘중독’ 등 그가 애용하던 오방색에서 벗어나 먹색의 단조로운 패턴을 강조한 이번 작품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줄 것이다.

“미술은 그 시대를 표현하는 산물”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보이지 않는 진실을 말하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를 주관한 김선희 이사장은 “이제 자립하는 성인이 된 우진문화공간이 마련한 뜻 깊은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바란다”며 우진만의 색깔을 가진 의미 있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19일부터 4월 8일까지 우진문화공간 1층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오픈식은 19일 오후 6시이다.

문의(272-7223).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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