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숨 ‘PLATFORM-2015’展

  

gallery숨이 2013년과 2014년에 이어서 2015년에도 기획초대전 ‘PLATFORM-2015'를 마련했다.

13일부터 7월 25일까지 양순실, 송지은, 배병희, 정소라, 윤길현, 송지호, 임대준 작가와 함께 진행할 이번 초대전은 30대~50대에 이르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7명의 작가들을 초대해 2주 간격으로 전시를 이어간다.

첫 번째 작가는 양순실 작가의 ‘평범함의 깊이’展. 양순실 작가의 그림은 문학적인 그림, 도상을 이용해 서사를 전개하는 일종의 텍스트 같은 그림이다.

그의 작품은 괴이하고 무서운데 더없이 화려하고 장식적인 섬세한 역설이 발생한다.

잔혹극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화면구성은 작가가 그림으로 세상에 복수하는 일이다.

그는 그림 안에서 활발하고 용감한 전사가 된다.

화면은 자신의 운명에 대한 단상과 세상에 보내는 한탄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릇 안에는 죽음, 소멸, 부재, 사랑, 슬픔, 덧없음, 이별, 허무 등의 단어들을 대변하는 이미지들이 바글거린다.

작가는 해골과 꽃, 새, 흘러내리는 케이크, 웨딩드레스 등을 산수화와 문자도를 차용해 화면을 구성한다.

사려깊은 구성과 그리기는 엄격하고 치밀하다.

작가가 의미를 부여해 사용한 도상들은 여전히 기존의 상징질서에 의해 규정된 것들이기도 하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마네킹은 순결한 여성으로 자신의 분신이다.

그저 몸통만 존재하는 이 형상은 얼굴과 손, 발을 지우고 익명의 존재로 서있다.

화려한 목단 꽃 밑에는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 주변에 피어나는 꽃(상사초, 목단)과 새(벌새)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언젠가는 소멸해가는 존재이자 수시로 자신에게 관여하는 존재다.

작가의 작품에 수시로 등장하는 해골의 도상은 당연히 죽음, 부재의 은유다.

삶은 저마다 다양하게 전개되고 그들이 맞이하는 죽음도 제각기 다르지만 그 결과는 잔인할 정도로 평등하다.

뼈로 남은 결정인 해골은 어딘가를 응시하는 텅 빈 눈동자를 통해 빈자리를 슬프게 떠올린다.

전시를 기획한 정소영 관장은 “작가들이 ‘갤러리숨’이라는 플랫폼에서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소통하며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작품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며 전시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양순실 작가의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갤러리숨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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