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산길 꽃구름길      

최승범  

 

1.
수돗골 눌러앉은
완산시립도서관
-지자요수 인자요산
물도 산도 어울렸거니
앞날도
길이길이 뒷날도
번듯한
요람일터  

 

2.
수돗골 오르막길
가파른 길 걷는다
-좌고 우면
더틈더틈 걷다 보면
도서관
정문이 바로
눈앞이다
코앞이다  

 

3.
도서관 옆 뒤돌아
꽃대궐 길 오르면
-무릉도원
일러온 선경이 따로 없다
눈 들자
투구봉 한자락이
옛 사설을
펼친다  

 

4.
이 하루 꽃나들이
꽃 흥이 절로 인다
-황매 백매 홍매 죽도화 홑벚
꽃 겹벚꽃 개꽃 참꽃 흰진달래
띠풀삐비꽃 매발톱나무 금낭화
애기메꽃 은방울꽃 물싸리꽃
꽃 아래
망연히 앉아
돌아갈 길
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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